원·달러 환율이 나흘째 하락하며 1120원대로 주저앉았다. 미국 정치 리스크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다만 오늘밤부터 예정된 미국 연준(Fed) 잭슨홀 회의 결과를 대기하는 분위기여서 거래는 한산했다. 장중등락폭도 2년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잭슨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좁은 레인지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그 결과에 따라 장이 움직이겠지만 별게 없다면 다음주는 1120원의 지지력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말네고(달러매도)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북한 관련 이슈들을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1127.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28.6원과 1126.1원 사이를 오갔다. 장중 등락폭은 2.5원에 그쳤다. 이는 2015년 7월17일 장중 변동폭 2.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도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7.0/1127.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31.8원) 보다 4.3원 내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멕시코 장벽 건설에 필요하다면 연방정부 폐쇄도 불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의회는 세제개혁이 연기될 것을 우려하고 나선 바 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약세에 1120원대로 낮춰 거래됐다. 잭슨홀 경계심에 포지션 플레이는 거의 나오지 않았고 움직임도 크지 않았다”며 “잭슨홀 결과 전까지는 좁은 레인지장을 이어갈 듯 싶다”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가 전체적으로 약세였고 대북리스크도 완화되면서 원·달러가 하락했다. 다만 잭슨홀 회의를 앞둬 거래도 별로 없었고 낙폭도 제한됐다”며 “이번주는 1120원대 중반과 1130원대 초반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는 잭슨홀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별게 없다면 1120원 지지력을 확인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월말 네고와 금통위, 북한 관련 이슈를 주목하는 흐름이 이어지겠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8엔 오른 109.19엔을, 유로·달러는 0.0011달러 상승한 1.179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