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업계에 올 것이 왔다…유통공룡 아마존 “홀푸즈 인수 완료되는대로 제품가격 인하”

입력 2017-08-25 09:13 수정 2017-08-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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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24일(현지시간) 유기농 식품 전문 유통업체 홀푸즈마켓의 식료품 가격 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수순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아마존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 유통업계는 물론 식료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날 아마존은 오는 28일부터 홀푸즈의 다양한 식료품 가격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홀푸즈마켓의 인수·합병(M&A)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식료품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날 결정은 홀푸즈 이사회가 아마존의 137억 달러 규모의 M&A를 승인하고,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양사 합병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시카고 소재 금융회사 김미 크레디트의 캐롤 르벤슨 애널리스트는 “합병 절차를 끝낸 첫날 과감한 움직임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제프 윌케 아마존 소비자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건강한 유기농 식품을 모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당장 닭과 계란, 아보카도, 친환경 양식 연어 등 홀푸즈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식품을 위주로 가격 할인을 시작해 점차 범위를 늘릴 방침이다.

그간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는 홀푸즈의 식품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컸다. 유기농이나 친환경 제품이다 보니 다른 경쟁업체보다 가격이 비쌌고, 이는 곧 회사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이에 아마존은 자사의 기존 유통망과 회원제 프로그램, 홀푸즈의 오프라인 매장 등의 강점을 총동원해 홀푸즈의 가격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또한 아마존 유료 회원제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홀푸즈 식품을 구매할 때마다 아마존 리워드 포인트가 적립되도록 했다. 모건스탠리 집계에 따르면 홀푸즈 고객 중 약 62%가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해당 리워드 프로그램으로 혜택을 받는 고객들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온라인에서도 홀푸즈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배송은 기존 아마존 유통 시스템인 아마존프레스, 프라임나우 등을 이용해 보다 빠르게 배송하기로 했다. 더 싸고 더 빠르게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판매와 물류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홀푸즈는 미국 전역에 46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는데, 아마존은 이 매장 내에 온라인에서 주문한 물건을 직접 픽업할 수 있는 락커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로써 고객들은 더 저렴하게 유기농 식료품을 구매하고, 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마존의 이같은 선언은 가뜩이나 마진이 낮은 식료품 업계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온라인으로 무장한 파괴력과 홀푸즈 브랜드 역량이 합쳐져 점유율 확대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리서치업체 울프 리서치의 스콧 무스킨 애널리스트는 향후 식품업계 경쟁에 대해 “매우 잔인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을 사는 방식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 아마존 경쟁업체 크로거는 8.10%, 코스트코홀세일은 5.04% 하락했다. 슈퍼밸류는 6.60% 추락했고, 잉글스마켓은 3.54% 하락했다. 특히 식품유통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타깃은 3.99% 떨어졌고, 가격할인 면에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던 월마트조차 2.03% 하락했다.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아마존의 공격적 행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생산자 사이에서는 ‘아마존 불매운동’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미국 농산물시장은 8000억 달러로, 인터넷 판매는 5% 정도다. 일부 생산자들은 아마존의 농산물 시장 진입으로 가격 압박이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기농 제품을 소량으로 납품하는 업체들의 우려가 크다. 이들은 그간 품질 좋은 제품을 비교적 비싼 가격에 판매해 수익을 냈는데 가격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아마존의 등쌀에 유통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친환경 유제품 생산업체 대표는 “차세대 농가를 키우려면 일정한 이익이 필요하지만, 규모의 경제로 무장한 아마존이 진입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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