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은 2%대 후반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의 8·2 부동산대책과 9월로 예정된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영향으로 주택가격은 당분간 안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28일 임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의 국내 경제를 이같이 전망했다. 다만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과 중국과의 교역여건 악화 가능성 등은 불확실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국내 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건설투자는 그간 큰 폭 증가한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올려 잡은 바 있다. 이는 추경편성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정부 등은 추경이 올 성장률을 0.2%포인트 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결국 한은의 이같은 전망은 추경에도 불구하고 올 성장률이 3%에 올라서지 못할 것으로 본 셈이다. 정부가 최근 3%대 성장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다. 다만 10월 수정경제전망이 남아있는데다 7월 전망치를 발표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3% 성장세를 기술하기에는 리스크가 컸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소비자물가는 연말로 갈수록 유가의 기저효과 약화로 오름세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봤다. 한은의 올 물가전망치는 1.9%다.
5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큰 폭 상승했던 주택 가격과 거래량은 정부의 8·2대책 발표 이후 크게 둔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7월 다섯째주 전주대비 0.1%를 기록했던 아파트매매가격 상승률은 8월 둘째주 0.01%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중개업소의 주간 체감 매매거래지수도 지난달 31일 24.9에서 이달 14일 11.3으로 반토막 났다. 향후 주택가격 역시 8·2대책에 따른 가격상승기대 축소와 정부의 지속적인 안정화대책 추진, 입주물량 확대 등으로 당분간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는 6월말 현재 1388조원(가계신용 기준)을 기록해 올 상반기 중 45조8000억 원이 증가했다. 이는 급증세를 보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54조5000억 원) 보다는 줄어든 것이나 예년(2012~14년 평균 15조 원)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 증가속도나 총량수준이 높아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는 상황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다만 가계대출 중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 층 비중이 지난해말 현재 65.5%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분할상환과 고정금리 비중도 2013년말 각각 18.7%와 15.9%에서 올 1분기말 각각 46.5%와 43.6%를 기록하는 등 가계부채 구조가 개선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불거진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시장참가자들도 이같은 리스크가 상당기간 지속되고 상황에 따라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만큼 한은 역시 면밀한 모니터링과 시장안정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