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채용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과 군이 손을 잡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1차 회의를 열고 군과 협력해 ‘일자리 미스매칭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1차 일자리위원회엔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심승일 전국협동조합연합회장협의회장 등 산업·분야별 대표, 심옥주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회장 등 지역회장단 등을 비롯해 육군 관계자들이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일자리 미스매칭 시범사업은 군과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의가 협력해 연간 전역 군인 29만 명과 구직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일자리를 연결시키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중기 일자리위원회는 기존 취업포털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채용시스템도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욱조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29만 명 중 23만 명은 복학, 기존 직업 재취업 등으로 전역 이후 계획이 확정돼 있는 반면 6만 명의 고졸 전역자 상당수는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반면 상시 구직난에 빠진 중소기업들은 약 26만 개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중기 일자리위원회는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청년 전역자 DB를 구축하고 전역 군인의 중소기업현장 방문을 유도해 취업을 도운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100개의 중소기업을 선정해 이른바 ‘제트워크(Job+Network의 합성어)’라는 이름의 취업포털을 구축하고 수급을 연계할 계획도 밝혔다.
이날 위원회에 군 대표로 참석한 육군 제대군인지원처장 소영민 준장은 “일본의 경우, 육상 자위대 현역이 13만 명인데 이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인력이 1000명, 전역 후 취업률이 90%에 이른다”며 “한국은 전역하는 간부들만 봐도 5년 평균 재취업률이 54%에 불과하고 의무복무 장병들은 데이터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변성일 육군 전직지원정책과장은 “육군에서 전역하는 연간 22만5000명의 군인 중 현행법은 5년 이상 복무한 간부에 대해서만 취업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20대 국회에서 의무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는 장병 전체를 전직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중소기업과 점점 많은 접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장병이 늘어날 수 있도록 중기 일자리의 질 향상을 독려하는 정부와 군의 요청도 이어졌다. 이날 참석한 김혁태 국방부 전직지원정책과장은 “삶이 질을 중시하는 요즘 대졸, 고졸 청년에게 근로시간이 길고 급여수준이 낮으며 근무 조건도 열악한 중소기업은 경쟁력이 부족하다”면서 “제대를 앞둔 군인들도 군무원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취직을 희망하는 비율이 낮다”고 짚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어떤 측면에서 지원해줄지 반성하고 분석하려 하니 기업인들도 함께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변 과장은 “내년부터는 우리 군에서도 의무복무 인원까지 취업 컨설팅에 들어갈 예정이고, 중소기업 많이 홍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계에서는 각 지역별‧업종별로 일자리 수요를 분석해주면 그에 맞는 자격조건을 갖춘 우수한 전역 인재들을 추전해드리겠다”고 전했다.
특히 전역을 앞둔 여군들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들의 중기 취업 연계도 확대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과장은 “군에서는 매년 여군이 1200명 전역을 하지만 재취업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여군 장교로 들어오는 경쟁률이 30대 1에 달하는 만큼 우수한 인력들이 많은데 이들의 취업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 준장은 “청년들이 청춘을 바치고 임무를 마치고 나면 사회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사회적 공감대, 기업인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기 일자리위원회 출범에서 군을 불러줘 고맙다. 군과 사회의 좋은 연결고리가 되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제대 장병 취업에 대해서도 일자리위원회가 기초 데이터부터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며 "앞으로 많이 토론하고 많이 협심해서 좋은 안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이외에도 이날 위원회에서는 △중소기업 일자리위원회의 주요 경과 및 사업추진 계획 보고 △노동관련 현안사항 보고 △전역군인과 중소기업 연계방안 △중소기업 일자리위원회 ‘운영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