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영국이 28일(현지시간) 오후부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3차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은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데, 시작 전부터 양측의 날 선 신경전이 벌어져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EU의 미셸 바르니에 협상대표는 영국 측에 협상에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우리는 모든 사안에서 영국의 입장을 확인하고 싶다”며 “이는 협상에 진전이 있기 위해서 필수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적인 협상을 위해서 영국의 명확한 견해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모호성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 미래를 논의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진지하게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영국 측에 조속히 내부 입장을 통일할 것을 촉구하며 협상에 속도를 붙이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영국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도 이날 “솔직히 시간은 빨리 지나가는데, 우려가 크다”고 토로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브렉시트 협상 시간표에는 융통성이 없다”며 “EU 협상단은 유연성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협상 대표들은 3차 협상 전에 영국이 세 가지 사안에 대해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세 가지 사안은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국경 문제, 영국 내 EU 시민과 EU 내 영국 국민의 권리 문제, 영국이 내야 하는 브렉시트 위자료 문제다.
3차 협상이 시작하기 전 EU에서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큰 프랑스는 EU 협상단 측에 브렉시트 협상에 속도를 내라고 압박했다. 프랑스의 고위 외교관은 브렉시트 협상에 진전이 있길 바란다며 양 측간 무역 협상 논의를 제안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이 EU 측에 매년 100억 유로(약 13조4333억 원)씩 3년 동안 지급한다고 합의하고, EU 법을 수용하면 오는 10월 영국과 EU 국가 간 무역 협상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EU의 바르니에 대표를 포함한 강경파 측은 브렉시트 이혼 합의금 협상을 마무리하기 전까지 무역 협상을 할 수 없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어 프랑스가 제안한 안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
프랑스 측 소식통은 가디언을 통해 이러한 의혹을 일축했다.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의 보도는 아무런 근거가 없고,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또 “EU 지도자들은 바르니에 대표에게 권한을 위임했고, 그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협상은 지난 3월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선언하면서 시작했다. 협상 기한을 연장하지 않는 한 2019년 3월까지 협상을 타결 지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브렉시트 협상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