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기업에 대한 창업투자회사들의 신규 투자가 1조원에 육박해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투자 실적은 9917억원으로 2006년 9071억원에 비해 9.3%나 늘었고, 투자 잔액도 2조4781억원으로 2006년 2조1957억원에 비해 17%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보면 정보통신 분야가 34.16%로 가장 많았고, 일반제조 30.07%, 엔터테인먼트 13.55%, 서비스ㆍ교육 9.72% 순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에 대한 투자 비중이 2006년 38.2%에 비해 4%p 감소한 반면, 일반제조에 대한 투자 비중이 전년의 21.5%에 비해 8.6%포인트 증가했다. 서비스업 역시 전년보다 약 두배 가까이 증가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코스닥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시중 자금이 벤처캐피털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창투사들의 신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또 "벤처기업 간 인수·합병(M&A) 규제 완화와 모태펀드 출자 증가 등 정부의 지원도 벤처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가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기업 업력별로 보면, 3년 이하 초기 기업이 36.81%로 가장 많았고, 3~7년 기업이 38.06%, 7년 초과 기업 25.14% 순이었다.
특히 투자 회수와 관련해 평균 공모가액(IPO Valuation)의 경우 창업투자사 투자 기업이 667억원으로 조사돼 미투자 기업(557억원)보다 상대적으로 월등한 것으로 나타나 벤처캐피탈의 투자 변별력을 입증했다.
한편 벤처캐피탈업계는 향후 약 1조원대의 대학 기금을 벤처기업 투자로 유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대표 최병원)의 경우 지난해 1360억원 규모로 결성한 창투 펀드인 '스틱 세컨더리 펀드Ⅱ'에 건국대로부터 50억원을 출자받았다.
이는 대학기금이 창투 펀드에 출자한 것으로는 첫 사례로 꼽히고 있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최병원 대표는 "지난해 말 2개월 간의 협의 끝에 투자를 이끌어냈다"며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대학 기금이 고수익ㆍ고위험 분야의 벤처캐피탈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약 1조원 규모로 알려진 국내 대학기금은 예·적금 등 안전한 자산 위주의 보수적 소극적 투자로 수익률이 연 5-6%대 수준인 반면, 단일대학 기금규모만 20-30조원대인 미국의 경우는 연 16~18%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업계와 대학이 매칭펀드를 구성해 교수 혹은 연구원 창업할 때 투자하는 아이디어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대학측에서도 이제는 창업 투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며 "대학들이 기금운용을 자율화 통폐합함에 따라 벤처캐피탈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