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국민의당은 30일 이용호 정책위의장 브리핑을 통해 SOC 예산 축소를 비판했다. 이 의장은 “SOC를 줄이는 것은 대부분 동의한다”면서도 “그 폭이 평소 예산이 2%에서 5% 정도는 해마다 늘려왔는데, (올해는) SOC 분야에서 무려 20%를 삭감했기 때문에 큰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국민의당 정책위 발표에 따르면, 이번 광주와 전남도가 신청한 지역의 SOC 사업비는 각각 20%와 50% 수준만 배정받았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과 광주·완도고속도로, 여수·남해고속도로 사업비가 대폭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지원 전 대표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도로, 철도, 교량, 항만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호남으로서는 인사 폭탄보다는 지역 경제와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SOC 예산 폭탄이 절실하다”고 항의했다.
TK(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자유한국당 역시 정부의 SOC 예산 축소 편성에 불만을 드러냈다. 올해 대구시가 신청한 예산은 3조4215억 원 규모였지만, 실제 배당액은 2조8747억 원으로 약 5400억 원가량 삭감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구시는 6개 SOC 사업에 국비 1823억 원을 신청했지만 4분의 1가량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 SOC 예산 축소규모인 20%보다 큰 규모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표는 “의원님들이 현장에서 예산심사를 철저하게 바로잡아 달라”며 TK 민심 수습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야당의 반발이 계속된다면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을 거쳐 SOC 예산이 일부 증액될 가능성도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SOC 예산은 3000억~4000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대폭 줄어든 SOC 예산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치권 일각에선 야당의 반대 움직임과 관련해 “지역구 의원들이 면을 세우려면 지역 예산 확보는 필수이므로 야당의 반발은 당연하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