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소한 오류가 보고서를 망친다

입력 2017-08-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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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자본시장부 기자

증권가 애널리스트(시장·기업 분석가)는 흔히 ‘증권가의 꽃’이라고 불린다. 급변하는 자본시장 내 투자자들이 나름의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이따금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에서 치명적인 오류들이 발견된다. 가령 SK증권의 경우 최근 코웨이에 대한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동사(코웨이)의 대주주는 MBK파트너스로 해당 펀드의 만기는 2018년 1월임”이라고 적시하며, 이를 근거로 대주주 물량 출회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근본부터 틀린 정보이다.

코웨이홀딩스를 통해 코웨이를 지배하고 있는 MBK파트너스 사모펀드(PEF)들의 만기는 최소 10년 후인 2025년께이다. 구체적인 개별 펀드의 만기 시점에 대해선 경영기밀이라며 함구했지만, 총 6개 PEF를 통틀어 당장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전무하다.

지난달 발행된 ‘NH월간 헤지펀드 7월호’에서도 사소한 오류를 찾아볼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한국예탁결제원과 자사 리서치센터 자료를 바탕으로 “6월 ELS 조기상환은 3조4000억 원 수준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연출했다”라고 밝혔다. 최대치를 기록한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내내 쪼그라들었다는 게 골자이다.

이것 또한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 통계와 비교해 보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실제 ELS(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액은 3월부터 4월까지 감소했으나, 5월 반등에 성공한 후 6월 다시 감소했다. 분석의 근간인 통계가 틀렸다는 얘기이다.

로데이터(원재료)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의 통찰력까지 보고서에 풀어내야 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업무는 고되다. 그러나 분석의 근본인 정보 자체가 잘못됐다면 전체 보고서의 신뢰성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 주가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기업 분석 보고서라면 말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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