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매각 다시 원점으로…SK하이닉스, 인수 희망 다시 불지펴

입력 2017-08-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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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에 독점 교섭권 주는 대신 3진영과 협상 계속하기로…매각 협상 장기화할 듯

일본 도시바로부터 분사한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에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국ㆍ미국ㆍ일본 연합은 인수 희망에 다시 불을 지폈다.

3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도시바메모리 매각과 관련해 웨스턴디지털(WD)을 중심으로 한 미·일 연합은 물론 한미일 연합, 대만 혼하이정밀공업 등 3진영과 각각 협상을 계속하기로 확인했다.

도시바는 당초 반도체 사업 합작 파트너인 WD에 독점 교섭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세부조건을 놓고 양측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를 일단 보류했다. 주거래 은행들이 이달 안에 매각을 결정하라고 압박했지만 무산되면서 협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 24일 사외이사도 참여한 경영회의에서 미국의 WD와 사모펀드 KKR,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 등 미일 연합과 우선적으로 협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1주일이 지나도 이 진영과 협상 타결이 가시화하지 않자 또 방침을 바꿨다.

양측은 WD의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경영 관여를 놓고 의견대립을 보여왔다. WD는 수년 뒤로 예정된 도시바메모리의 기업공개(IPO) 직후에 출자 비율을 높여 조기에 경영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도시바는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려면 WD가 최소 10년간 의결권 비율을 15%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시해왔다.

한편 한미일 연합의 주축인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애플을 참여시키는 새 제안을 제시했다. 혼하이정밀도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구글 등과 제휴해 인수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도시바 경영진은 새로운 제안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주거래 은행에 양해를 구했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목표가 있지만 갈팡질팡하면서 기한을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도시바가 9월 매각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반독점 심사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중국 심사는 아무리 빨라도 6개월이 소요된다. 도시바가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하지 못하면 2년 연속 자본 잠식으로 상장 폐지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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