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에 아시아 LPG 시장도 휘청…에너지 대란 오나

입력 2017-08-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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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주(州)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아시아 에너지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하비 여파에 텍사스 항만이 폐쇄돼 아시아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에 비상이 걸렸다.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 주를 덮치면서 텍사스 항만이 잠정 폐쇄돼 아시아로 수출하는 프로판, 부탄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싱가포르 에너지 컨설팅업체 FGE에 따르면 미국이 올해 수출 예정인 프로판과 부탄은 2800t에 달한다. 이중 절반 가량이 한국, 일본, 중국으로 수출된다. 문제는 미국에서 아시아로 수출되는 전체 LGP 중 90% 이상이 텍사스 항만을 거친다는 점이다. 기록적인 강우에 항만이 잠정 폐쇄되자 아시아 업체들의 LPG 수입 길도 막히게 됐다. 실제로 하비가 상륙한 첫날인 25일부터 텍사스 걸프만에서 출발하는 LPG 선박 중 한 대도 항만을 떠나지 못했다. 엔터프라이즈프로덕츠파트너스와 필립스66 등 주요 LPG 공급업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비 여파에 버몬트 항구와 프리포트 항구가 폐쇄된 데 따라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항만이 언제 운영이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

당장 수입 길이 막히면서 동북아시아 LPG 가격은 뛰었다. 31일 동북아 프로판 스와프 9월물 가격에는 10월물 대비 t당 8.5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예기치 못한 물량 감소로 근월물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미국산 LPG 수입이 당장 어려워지자 아시아 수입업체들은 중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옹한위 FGE 컨설턴트는 하비가 텍사스에 상륙하기 직전 아시아 지역 LPG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하면서 “(하비에) 타격을 받은 아시아 바이어들이 전 세계 어디에서라도 LPG 대체 수입처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동국가가 대체 공급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을 틈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에너지 업체들은 이번 주 9월물 프로판과 부탄 계약 가격을 40~60달러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항구 운영이 재개돼도 LPG 공급 차질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록적인 폭우에 저장 시설이 훼손돼 시설 복구될 때까지 LPG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한편 미국에서 내보내는 원유, 석유, 천연가스 수출이 하비에 가로막히면서 아시아는 물론 각국 에너지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원유 수출은 올해 들어 하루 100만 배럴을 돌파했으며, 휘발유 수출은 지난해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컨설팅 회사 터너메이슨앤코는 분석했다. 이 중에서도 걸프만에서 생산된 휘발유 중 17%, 디젤 중 39%가 다른 나라로 수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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