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릭스’ 잔칫날에 도발한 북한…시진핑 대북 제재 진짜 시험대

입력 2017-09-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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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비즈니스 포럼이 개막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의 대북 정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중국 남부 푸젠성 샤먼에서는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이 열렸다. 2박3일간 진행되는 이 포럼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개방경제와 무역투자 자유화를 강조하고자 시 주석이 개막 전부터 공들인 행사였다. 특히 다음 달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국제 지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국제행사이기도 했다. 이번 브릭스 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국경 대치로 갈등을 빚는 인도의 참여 유도를 위해 서둘러 국경 분쟁에서 한발 양보해 갈등을 봉합함으로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킬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시 주석의 개막 연설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비보가 전해지면서 시 주석의 의도와 달리 국제사회의 관심은 브릭스 회의가 아닌 북핵으로 쏠리게 됐다.

북한이 중국 잔칫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동해상으로 미사일 3발을 쏘는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 5월에도 시 주석이 큰 공을 들였던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과 폐막일에도 탄도 미사일 쐈고 시 주석이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카자흐스탄을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던 6월에도 북한은 미사일을 쐈다.

중국 당국이 대내외적으로 국력이나 지도력을 과시하려 할 때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했고 그때마다 중국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지만 국제사회가 원하는 수준의 대북제재는 가하지 않았다. 이날도 인공지진이 발생한 직후 중국 측은 일본과 달리 별도의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오후 늦게 중국 외교부가 규탄 성명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의 경우 내달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시 주석의 의도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중국이 이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때 “단호히 반대한다”는 표현에서 “강력히 규탄한다”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에 중국이 대북 정책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핵실험을 했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함과 동시에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간 중국은 북핵과 무역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였으나 이날 북한이 6차 핵실험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으면서 중국도 이제는 국제사회가 원하는 수준의 대북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이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제재를 가할 가능성 역시 커졌다. 일각에서는 그간 중국이 꺼려왔던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편 이날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브릭스가 개방경제와 무역투자 자유화, 편리화를 통해 경제 글로벌화를 실현하고 개방의 수위를 높여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 주석은 기조 연설에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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