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도 체험형 매장을 속속 늘리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메이크업 상담을 해주는 등 IT 기반 최첨단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점원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여심을 공략하고 있다.
뷰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네이처컬렉션’ 강남점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스마트스토어’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인공지능 메이크업 전문가에게 화장이 잘됐는지 확인해 보고 화장법에 대한 팁을 얻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오늘 나의 메이크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 앱은 사진을 촬영하면 사용자의 화장을 분석해 메이크업의 완성도를 점수로 나타내 준다. 베이스, 아이, 셰이딩, 립, 아이브로 등 5가지 항목별 세부점수를 보여주고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지 메이크업 정보를 제공하거나 관련 제품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이 밖에 매장 내 ‘메이크업 디스플레이존’에서는 메이크업 노하우, 제품의 제형, 발색 등과 관련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감상하면서 체험해볼 수 있다.
메이크업 브랜드 VDL도 세계적인 컬러 컨설팅 기업인 팬톤과 함께 개발한 개인별 코스메틱 컬러 매칭 시스템 ‘컬러인텔 2.0’을 운영 중이다.
‘컬러인텔 2.0’은 아시아 여성의 피부 컬러 및 올해의 트렌드, 고객의 제품 사용 환경(TPO)을 고려한 메이크업 컬러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매장을 찾은 고객의 피부를 첨단기기로 측정해 가장 어울리는 립, 아이, 피부 색상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2015년 3월 가로수점 등 주요 6개 매장에서 시작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셀프 메이크업 존을 확대하는 매장도 늘고 있다.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에이지 20’s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애경은 AK플라자 분당점에 뷰티 체험 매장 ‘태그온 뷰티’를 선보였다. 태그온뷰티는 다양한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매장 내 마련된 셀프 메이크업 존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이 같은 체험 매장은 고객 유치 효과가 있었다. 매장 내 입점한 헬로에브리바디, 에이프릴스킨, 메이크프렘, 포니이펙트, 코스알엑스 등 7개 브랜드는 태그온 뷰티 개점 첫 달 매출 10위 안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K플라자는 연내 수원 AK타운점과 평택점에도 태그 온 뷰티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도 고객들이 무료로 마음껏 제품을 테스트하고 메이크업 상태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신개념 파우더룸 ‘그린라운지’ 매장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여의도역에 첫 매장를 연 데 이어 올해 4월 CGV왕십리에 두 번째 지점을 열었다.
그린 라운지에서는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이 상주해 무료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메이크업 후 헤어 스타일링까지 재정비할 수 있도록 드라이어 및 헤어 세팅기 등도 마련돼 있다. 남성 고객 및 커플 고객을 위해 남성용 스킨케어 제품들과 메이크업 제품, 향수류, 헤어 제품 등을 비치한 ‘남성 전용 공간’도 설치했다.
이니스프리는 고객이 이용한 제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지난달 28일 CGV왕십리점에 ‘이니스프리 화장품 자판기’도 도입했다. 점원의 도움 없이 고객 소통형 전면 터치스크린 자판기로 운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 상대로 온라인이 떠오른 만큼 고객 유치를 위해선 체험형 매장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비쇼핑 vs 쇼핑 공간 비율을 7대 3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