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을 3주 앞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틴 슐츠 사회민주당 당수가 TV 토론에서 맞붙었다. 슐츠 당수는 난민 문제 등에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으나 메르켈 총리는 차분한 모습으로 일관했다고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와 슐츠 당수는 지난 3일 97분간 TV 토론에서 설전을 벌였다. TV 토론에서 첫 번째 쟁점은 난민 문제였다. 슐츠 당수는 2015년 메르켈 총리가 난민을 대거 수용토록 한 결정이 실수였다고 비판했다. 슐츠 당수의 공격에 메르켈 총리는 “밀려드는 난민 문제는 큰 과제였다”며 자신이 신중하게 대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당시에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수세에 몰린 상황도 연출했다.
둘은 북한 도발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메르켈 총리는 북한 문제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배제한 채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는 오직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법만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미국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힘으로서 필요로 한다”며 “우리가 올바른 길로 가려면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슐츠 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태도는 믿음을 못 준다”며 트럼프를 대북 정책의 동반자로 여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독일 공영방송 ARD가 TV 토론 이후 시청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는 메르켈이 토론에서 우세했다고 밝혔다. 반면 슐츠가 더 잘했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은 35%에 그쳤다. 조사에 따르면 슐츠 당수를 “예상보다 잘했다”고 평가한 시청자들이 많았지 난민, 외교, 노동 시장 등 전반적인 쟁점 토론에서 메르켈이 우세했다고 응답자들은 밝혔다.
이번 TV 토론은 오는 24일 총선을 전 마지막 토론이었다. 지지율에서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에 밀리는 사회민주당으로서는 마지막 역전 기회였다. 그러나 토론 이후에도 민심은 메르켈에 향해 있어 메르켈의 4연임 가능성만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