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신임 이사장 공모가 마감된 가운데, 김재준 현 코스닥시장위원장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FIU)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마평에 오른 후보 중 지원자가 추려지자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의 대립 구도로 가는 모양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재준 위원장과 김 전 FIU 원장은 전일 마감된 거래소 신임 이사장 후보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인사 중에서는 김재준 위원장을 비롯해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철환 전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모두 신임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김재준 위원장은 내부 인사 중 유일한 현직 인사다. 1956년 거래소 출범 이후 내부 출신 이사장은 박창배 이사장 1명이었던 만큼, 선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을 거쳐 코스닥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 능력에다가 뛰어난 업무 추진력과 정책 판단으로 내부에서 큰 지지를 받고 있다.
김광수 전 원장은 전일 공모 마감 후 이사장 후보로 새롭게 급부상했다.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 당초 거론된 유력 외부 인사들이 모두 지원을 포기한 상태에서 김 전 원장의 선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검증된 후보라는 평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일 거래소 임원추천위원회가 신임 이사장 후보 공모를 마감한 결과, 하마평에 오르던 외부 인사들이 대부분 지원하지 않았다”며 “김 전 원장은 정통 자본시장 인사로서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미래애셋자산운용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과 김 전 원장의 경우 앞서 노조 및 일부 증권업계 인사들이 주장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현직 거래소 고위급 인사로 내부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 김 전 원장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새정부 정책 기조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거래소 이사장을 둘러싼 내홍이 많았다. 이번 거래소 신임 이사장은 업계 이해도가 높고, 정책 추진력을 가진 인사가 선임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달 17일 정찬우 전 이사장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원자 확정 후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진행한다. 최종 후보는 29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