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직후 북핵 리스크에서 벗어난 듯 했던 코스피가 장중 금융 규제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면서 2320선 중반까지 내렸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03포인트(0.13%) 내린 2326.6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직후 0.47% 오른 2340.62로 출발한 지수는 오후 들어 낙폭을 급격히 늘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위원장이 연체이자율을 조율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안을 강화한다는 소식에 은행주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도드라졌다”며 “최근 코스피를 밀어올린 원동력 중 하나인 은행주에 대한 차익실현 빌미로 작용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금융정책 방향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과 일부 부동산 과열지역에만 적용되고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부동산대책 일환으로 도입된 DTI는 현재 수도권과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40%), 조정대상지역(50%)에만 적용되고 있다.
수급주체별로는 외국인(-2108억 원)의 매도세가 거셌고 ,개인(662억 원)도 팔자를 유지했다. 다만, 기관은 금융투자업계(1957억 원)를 비롯해 국가지자체(378억 원), 연기금(184억 원) 등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총 243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지수를 방어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은행(-4.40%)의 낙폭이 컸고, 증권(-2.34%), 금융업(-2.10%), 보험(-1.47%) 등이 모조리 내렸다. 기계(-1.18%), 유통업(-0.95%), 화학(-0.88%), 의료정밀(-0.67%), 의약품(-0.60%), 종이목재(-0.56%) 등도 많이 내렸다. 다만, 전기전자(1.72%)와 운수창고(1.18%), 건설업(0.97%), 서비스업(0.87%), 비금속광물(0.71%) 등은 선방했다.
시총 상위주 10개 중에선 삼성전자(1.56%)와 SK하이닉스(2.64%) 등 반도체 대형주, NAVER(1.38%) 등 세 곳이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우(-0.21%), 현대차(-1.43%), POSCO(-0.72%), 한국전력(-0.47%), LG화학(-1.08%), 삼성물산(-1.18%), 현대모비스(0%)는 내렸다.
개별 기업 중에선 DGB금융지주(-6.88%), 하나금융지주(-5.56%), KB금융(-5.19%) 등 금융지주의 충격이 컸다. 또 기업은행과 광주은행, 우리은행이 4%대, 제주은행이 1%대 낙폭을 기록했다.
보험사들도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유도 방침에 따른 충격으로 하락했다. 롯데손해보험(-6.43%), 흥국화재(-5.12%), 동양생명(-3.67%), 현대해상(-3.44%), 아이엔지생명(-3.44%) 등이 많이 내렸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4포인트(0.33%) 내린 648.75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개인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