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은행주가 최근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간 주가를 밀어 올렸던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감이 줄어든 데다, 정부의 대출규제 규제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국내 증시에서 은행주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이 각각 전날보다 3.64%, 5.19% 떨어진 것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5.56%), 우리은행(-4.19%), 기업은행(-4.78%)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지방은행도 DGB금융지주(-6.88%), 광주은행(-4.35%), JB금융지주(-3.75%), BNK금융지주(-3.01%), 제주은행(-1.07%) 등이 모두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은행업지수는 전날보다 4.40% 밀려난 318.35를 기록하며 최근 3년 이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우선 금리 인상 기대감이 줄었다는 점이 은행주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주 공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축소된 것.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주 수입원인 예대마진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상 은행주 주가는 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대한 자본규제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정부의 규제 이슈가 부각된 점도 은행주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주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기가 늦춰졌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에서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확실해지면서 은행업종 주가가 조정 중에 있지만, 금리 상승 사이클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은행주를 버릴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실적개선과 배당수익률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체적으로 불안감이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것은 실적”이라며 “은행업종의 3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배당수익률도 3% 이상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친 뒤에는 은행주가 다시 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