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 명암 엇갈리는 소상공인들

입력 2017-09-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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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대목…손님맞이 준비” VS “김영란법·해외행 탓 매출 줄지만 쉬지도 못해”

정부가 내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장장 열흘에 걸친 '추석 황금연휴’에 대기업과 공공기관 직원들은 환호를 지르고 있지만 소상공인업계는 명암이 갈렸다. 관광업종이나 음식점업 등 호재를 만난 업종이 있는가 하면 매출에 큰 기대는 없지만 쉴 수도 없어 ‘개점휴업’으로 연휴를 나게 될 업종도 있기 때문이다.

◇매출 큰 기대 없는데 가게 문은 계속 열어야…고정비용 부담 커 = 서울 여의도에서 꽃집을 하는 김 씨는 “근조 주문이 언제 들어올지 몰라 황금연휴에도 문을 닫을 수 없다”면서 “추석 당일은 잠깐 닫겠지만 전화기는 언제나 켜 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처에서 같은 업종을 하는 박 씨는 “연휴가 길어지는 것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며 “원래 비수기인데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적용된 후론 그나마 오가던 명절 꽃선물도 크게 줄어 이번에도 큰 기대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이투데이DB)
(사진=이투데이DB)

동네 빵집들도 긴 연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홍종흔 대한제과협회장은 “빵집들은 추석 당일 제외하고 대부분 문을 연다”면서 “매출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마이너스인데 연휴 인건비를 챙겨줘야 하고 그날 일한 사람은 대체 휴무까지 줘야하니 인건비 부담만 늘어난다”고 말했다.

주유소 업계도 매출 걱정이 큰 업종 중 하나다. 연휴에 이동량이 늘어 연료 판매가 늘어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관광객들은 차량보다 비행기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산업체나 제조업도 가동을 멈추기 때문이다.

김문식 주유소협회장은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 판매고를 표본조사해보니 매출의 1/4 정도가 줄었다”면서 “주유소는 연휴에도 못쉬고 문을 열기 때문에 연휴가 길어질수록 매출이 감소하고 비용이 지출돼 손해”라고 털어놨다. 서울 봉천동 인근에서 주유소를 하는 홍 모씨는 “관광지 소재와 도심지 소재 주유소의 매출 편차가 커질 것이다. 우리는 손해”라고 말했다.

◇관광업종·관광지 소상공인들은 손님맞이 분주…“올해 최고 대목” = 반면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인 업종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숙박업계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내달 초 펜션과 콘도 예약률이 90%를 넘어 설 것으로 전망했다. 가족과 친구 등 소규모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어 여행 분위기가 한창 상승세다. 숙박업 플랫폼을 운영하는 문지형 여기어때 이사는 “지난 5월에도 최장 12일에 걸친 황금연휴 기간동안 평소 대비 숙박 거래가 3배 이상 폭증했다”면서 “10월 황금연휴에는 ‘디턴족’(명절을 고향에서 보낸 후 관광지 등에서 남은 휴일을 보내고 귀경하는 사람들) 수요가 더해져 지역 곳곳의 유명관광지에 위치한 숙박시설들 매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 풍경.(최유진 기자 strongman55@)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 풍경.(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외식업과 음식배달업종도 호재를 만났다. 외식업 O2O 식신 정구임 본부장은 “결제 내역을 보면 배달 매출이 확연히 상승한다”며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에도 평균 매출이 20~30%가 올랐고 내달초 연휴기간도 매출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이어 “이번 연휴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혼족들과 고시생들을 타깃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연휴 후반기로 갈수록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와 쉬거나 친구를 만나 외식을 하기 때문에 서울 시내 음식점업 매출도 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임시공휴일 지정을 통한 ‘내수진작’과 ‘소비촉진’이란 정부의 목표가 극대화되지 못하고 소상공인 내에서도 편차가 심화된 배경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예상보다 길어진 휴일에 소비자들이 대대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화된데다, 지난해 말 김영란법 제정으로 명절을 낀 연휴에 오가는 선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임시공휴일 지정과 내수진작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골목상권 소비활성화 방안 및 명절 자금지원 방안 등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특히 조속한 김영란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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