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독무대’ 내려오는 韓… 中 ‘대형패널’ 패권 잡는다

입력 2017-09-06 10:58 수정 2017-09-0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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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굴기’ 올해 한국 추월

대형 LCD패널 생산비중 35.7%

대규모 투자에 격차 더 벌어질 듯

OLED 집중한 한국은 3위 추락

中 추격에 대비 경쟁력 강화해야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국 부동의 1위를 지켜온 한국이 ‘디스플레이 굴기’ 를 앞세운 중국에 결국 자리를 내주게 됐다.

대만시장조사기관 위츠뷰는 6일 올해 중국의 대형 LCD 패널 생산 비중이 35.7%를 기록해 사상 첫 1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위는 대만(29.8%), 3위는 한국(28.8%)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1위 자리를 지켜온 한국은 중국과 대만에 밀려 3위까지 순위가 내려갔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중국은 향후 대형 LCD 패널 투자와 생산이 예고돼 있어 점유율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위츠뷰는 2020년에 중국의 대형 LCD 패널 생산능력이 48.3%까지 올라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니타 왕 위츠뷰 수석 연구원은 “중국의 광대한 시장 규모와 중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업고 중국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들까지 중국에 패널 공장을 짓거나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굴기’를 앞세운 중국 정부는 LCD에 이어 OLED도 핵심지원 산업으로 지정하고 기업에 융자, 세금우대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LCD후춘밍 중국 광학광전자산업협회(CODA) 부비서장은 지난달 한국서 열린 ‘한·중 디스플레이 시장 및 기술동향 컨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중국서 계획 중인 신규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은 18∼20개”라며 “투자금액은 총 6000억 위안(약 102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대형 LCD라인을 폐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말 7세대 팹(공장)인 L7-1을 폐쇄한데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5세대 패널 생산능력을 낮췄다. 업체 관계자는 “규모보다는 수익성 추가 전략을 세우고 있어 고부가가치 패널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LCD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 물량을 늘리면서 LCD패널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대형 패널 가격은 55인치 UHD TV 패널 가격은 5월 215달러에서 7월 203달러, 8월 194달러로 급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화질 기술의 LCD패널 생산 원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아직까지는 전 세계 TV 시장에서는 LCD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바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상황은 흡사 일본에서 한국으로 LCD패권 지형이 바뀔 때와 비슷하다. 일본이 주도해 온 LCD 시장에 삼성과 LG는 1995년부터 참여했다. 이후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3국간 생산경쟁이 본격화됐다. 1997년 중반부터 1998년까지 한국업체들의 투자로 패널 가격은 하락했고, 이를 계기로 일본 업체들의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 2000년 이후 일본업체들은 경쟁이 심하지 않은 중·소형 LCD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LCD 패권이 넘어왔듯 한국에서 중국으로 비슷하게 패권이 바뀌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고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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