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북한 도발의 끝은?

입력 2017-09-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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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의 도발 강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주 일요일 6차 핵실험을 한 것을 비롯해 북한은 또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국가정보원 측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북한의 도발의 끝은 어딘지 궁금하다. 밀어붙이듯 도발하는 건 처음 보기 때문이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현재 북한의 도발 대상이 우리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북한은 원래부터 핵 문제는 우리가 아니라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고, ICBM의 개발 역시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대화하자고 해봤자 북한은 무대응으로 나오는 것이다. 과거에는 달랐다. 과거의 북한은 한 푼이 아쉽고, 또 원자탄이든 수소탄이든 그 완성까지 시간이 필요했기에 우리의 대화 제의에 응하는 척이라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수소탄 개발이 완성 단계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ICBM 역시 거의 완성 단계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북한은 본격적으로 미국과 담판하려 하는 것이다. 담판의 전제 조건은 자신들이 핵보유국임을 인정받는 것이다. 즉,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담판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선 핵 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으면 우리와의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자본 규모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런 계산은 과거 인도나 파키스탄의 사례를 참고했을 것이다. 파키스탄의 경우, 핵 개발 이후 3년간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은 대(對)테러전에서 파키스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기에 제재를 풀었고, 파키스탄은 자연스럽게 ‘실질적 핵 보유국’의 지위를 누리며 경제적 차원에서의 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었다.

북한은 바로 이런 전철을 밟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 우선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자발적으로 핵과 ICBM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핵 보유국의 지위를 갖고 미국과 협상하는 것 이외에는 대화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북한의 생각대로 미국이 움직일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미국의 입장에선 핵을 가진 북한을 용인해 줄 경우 골치 아픈 일들이 발생한다. 당장 이란이 북한의 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이스라엘이 걸림돌로 등장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이란의 핵 무장이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내 유대계 자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스라엘이 그렇게 나온다면, 미국으로서는 이란의 핵 무장을 절대 용인할 수 없고, 이를 위해서라도 북한의 핵 개발을 그냥 놔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한과 이란이 핵 개발을 두고 모종의 협력 관계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온다. 만약 그렇다면 미국은 더더욱 제재를 가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할 경우, 동북아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과 우리 그리고 대만이 너도나도 핵 무장을 하겠다고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미국은 북한의 의도대로 핵 보유를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미국과 북한은 치킨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끝이 무력 충돌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는 요행을 바라서도 안 되고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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