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5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2차 개정 협상을 통해 연내 협상 완료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간 나프타를 둘러싸고 이들 3국 사이에 여러 충돌이 있었지만 2라운드 협상에서는 상대적으로 작게나마 진전을 이뤄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나프타 2차 협상을 마친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3국은 북미의 경쟁력을 높이고 역내 무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프타 개정 협상을 했다”면서 “많은 중요 이슈에서 상호 합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내년 7월 멕시코 대선과 미국의 중간선거 등을 고려해 3국은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 나프타 재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3국은 5일간의 협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WSJ는 미국 측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중소기업, 서비스, 디지털 교역, 환경과 관련한 조항에서 완전한 합의는 아니지만 컨센서스(동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에너지 분야에서 대체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귀띔하면서 “3차 회담에서 결과가 도출되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원산지 규정, 노동기준, 분쟁조정 절차 개편 등에 대해서는 3국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나프타를 “재앙”에 비유하며 지난 23년간 유지돼온 나프타 재협상을 주장했다. 미국은 자국민 일자리 보호와 무역적자 해결을 위해 협정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캐나다와 멕시코는 상대적으로 소폭의 개정을 원하고 있다. 3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이 아닌 탈퇴를 고려하겠다는 으름장을 놨고, 이에 지난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의 존엄성을 해치는 거래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캐나다 정부도 노동과 환경 부문에 만족할 만한 진전 없이는 트럼프의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차 협상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다.
한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이날 협상이 종료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개정 협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성공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