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폐기 검토하겠다는데…라이트하이저 “한·미 FTA 개정 협상 원해”

입력 2017-09-0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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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2차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재협상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2차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재협상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방침을 재확인했다. 폐기 방침을 언급했다가 미국 안팎에 비판이 거세시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대해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라이트하이저는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2차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한·미 FTA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재협상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FTA를 폐기하기보다는 재협상을 계속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한·미 FTA 미래에 대한 질문에 대해 “우리는 한·미 FTA의 일부를 개정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성공적인 논의가 이뤄져 우리의 관점에서 동의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의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어긋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한·미 FTA 폐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 내용을 인정하며 참모들과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우리측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특별회의가 결렬(failed)된 후 나왔다. 당시 국내에서는 해당 회의가 결렬됐다는 표현은 나오지 않았으나 양측이 견해를 좁히지 못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폐기 방침을 밝힐 태세였으나 북한이 6차 핵실험 감행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됐다. 북한이 역대 최대 규모의 핵실험을 단행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에서 동맹국인 한국과 경제적 마찰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미국 안팎의 목소리가 고조된 것이다.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의 양당 지도부는 이날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다. 성명은 “북한의 최근 핵실험이 또 한 번 미국과 한국 간의 강력한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전임 대통령 2명(조지 W.부시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협상하고 의회가 승인한 한·미 FTA는 양국 동맹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최대 재계 단체인 미 상공회의소의 톰 도너휴 회장도 성명을 내고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철회 방침에 반대한다”면서 “한·미 FTA 폐기한다면 미국 일자리 창출은 단 한 개도 없을 것이며 비용만 엄청나게 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미국 상공회의소의 이번 성명이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표현을 담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미국에 불리한 무역협정을 폐기하거나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통해 연간 5000억 달러에 이르는 무역적자를 줄이고 미국인의 일자리를 되찾겠다는 뜻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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