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맡은 ‘친화력’ 관변학자 최흥식…금융개혁 어디로

입력 2017-09-07 10:00 수정 2017-09-0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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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환영’...금감원 반발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으로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65)가 내정됐다. 금감원 개원 이후 첫 민간 출신 원장이지만 오히려 금융개혁은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 의결을 거쳐 최 대표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후임으로 임명 제청했다. 최흥식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8일 취임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최 내정자에 대해 “오랜 기간 금융 분야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연구실적과 실무경험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제청 이유를 밝혔다. 당초 금감원장에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한 후보였지만 막판에 인사 방향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민간 출신에 금융개혁을 맡겨야 한다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더해졌다.

하지만, 최 내정자가 걸어온 길은 금융개혁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최 내정자는 현대경제사회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등을 거치며 금융당국의 각종 용역 연구를 수행하는 등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정부 용역을 담당하는 소위 ‘관변학자’출신인 셈이다.

시장보다는 정부 편에 서서 일해왔던 것이다. 조세연구원에서는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함께 일했다. 이때 그를 눈여겨본 이 전 장관이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에 설치한 구조개혁기획단에 영입했다. 최 내정자가 ’이헌재 사단’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금감원 설립 초기 기능 정립 업무를 맡기도 했다. 참여정부에서는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위원회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이에 현 문재인 정부 내 핵심 관계자들과도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하나금융연구소장에 임명되면서 발을 담갔다. 2012년에는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김승유 회장과의 인연도 있었지만, 금융당국의 입김이 인사에 강력히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에는 금융당국 대관업무도 일부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 대표 역시 하나금융이 서울시향을 후원한 인연으로 대표가 된 케이스다.

반면 그간의 정부 용역 경력은 협업 측면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적이 없는 스타일"이라며 "워낙 친화력이 좋아 금융위와의 협업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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