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불황과 어린이·청소년 인구 감소로 침체된 시장에 패션·뷰티와 협업을 통해 ‘잠든 소비’를 깨우고 있다. 이색적인 상품으로 호기심을 자극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7일 롯데제과는 LF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협업(컬래버레이션)해 ‘마가렛트’와 ‘빠다코코낫’을 활용한 다양한 패션 제품을 출시했다.
이번 협업은 지난 7월 진행된 ‘죠스바’에 이은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으로, 가을을 맞아 판매 성수기에 돌입한 ‘마가렛트’와 ‘빠다코코낫’를 캐릭터화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담아냈다. 이번 제품은 티셔츠, 카디건, 후드 티셔츠, 데님 팬츠 등 의류 9종과 휴대폰 케이스, 신발, 가방 등 패션 소품 5종으로, 총 14종 품목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롯데제과라는 장수 브랜드 이미지를 요즘 세대에 맞게 젊고 감성적인 이미지로 바꾸고, 질바이질스튜어트는 이색 협업을 통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슈화시키겠다”고 전했다.
농심은 지난달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 브랜드 에잇세컨즈와 손잡고 여름 한정판 ‘새우깡’ 패션 아이템을 출시한 바 있다. 새우깡이 총 36개 스타일의 45개 패션아이템으로 재탄생한 것. 최근에는 모닝글로리와 함께 새우깡·바나나킥 등을 활용한 캐릭터 노트를 출시해 의류에 이어 문구 시장까지 영역을 넓혔다. 농심 캐릭터 노트는 새우깡 노트 2종을 비롯해 바나나킥, 오징어집, 닭다리, 포스틱 등 인기 스낵 브랜드를 더해 총 6종으로 제작됐다. 각 제품의 디자인과 캐릭터를 만화 기법으로 재미있게 표현했으며 특히 제품명을 활용한 위트 있는 유머가 인상적이다.
다른 업종과 협업 트렌드를 선두하고 있는 업체는 빙그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활용한 화장품(올리브영), 메로나 운동화·슬리퍼를 선보인 코트 디럭스×메로나’ 컬렉션(휠라), 메로나 모양을 본떠 만든 수세미(세븐일레븐) 등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다.
빙그레의 이색 협업상품은 올리브영의 자체브랜드(PB)인 ‘라운드어라운드’가 출시한 보디케어라인으로, 바나나맛 우유ㆍ딸기맛 우유를 차용한 보디워시, 보디로션 등 11종으로 구성됐다. 해당 제품은 판매시작 50여일만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초기 60곳에 불과했던 판매처를 전국 매장으로 늘리는 등 큰 인기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에 빙그레는 올 하반기 내 올리브영과 두번째 협업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 메로나도 휠라코리아 신발과 협업해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휠라 운동화 ‘코트디럭스 메로나’는 초도물량 6000족이 출시 2주만에 전량 판매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메로나가 스파오와 협업한 티셔츠와 가디건 등 ‘빙그레 아이스크림 x 스파오’ 제품은 현재 목표치의 120%를 초과 달성했다.
기세를 몰아 지난달에는 애경과 협력해 ‘2080x빙그레 칫솔’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메로나의 상징인 초록의 아이스크림으로 디자인한 칫솔 케이스 안에 메로나 아이스크림 막대로 디자인한 칫솔을 담아 메로나 모양을 똑같이 재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현상으로 주소비층인 어린이·청소년의 인구 감소는 스낵, 아이스크림 등의 시장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커피, 빙수 등 디저트 전문 카페도 식품업계의 경쟁상대로 떠오른 만큼 이색적인 협업 제품으로 관심도 증가와 매출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