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사가 진행될 때마다 ‘물망’처럼 뉴스에 많이 오르내리는 말도 없을 것이다. “국무총리 후보로는 ○○○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보도가 바로 그런 예이다. ‘물망’은 한자로 ‘物望’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물건 물’, ‘바라볼 망’이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뜻을 풀이하자면 ‘물건이 바라봄’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그 뜻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物望’이라는 단어의 구성 내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物望’은 ‘物之所望(물지소망)’의 줄임말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렇게 본다면 뜻은 ‘만물이 바라는 바’가 된다.
옛사람들은 훌륭한 인물이란 사람들의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만물의 어버이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믿었다. 따라서 훌륭한 왕이 나서서 선정을 베풀면 ‘풍조우순(風調雨順)’, 즉 ‘바람이 조화롭게 불고 비가 때에 맞춰 순조롭게 내려서’ 농사가 풍년이 드는 것은 물론 산천초목이 다 윤기를 띠게 된다고 믿었다. 왕뿐 아니라, 한 고을의 수령도 선한 수령이 오면 만물이 다 그를 반겨 ‘인화연풍(人和年?)’, 즉 ‘백성들은 화목하고 해마다 풍년이 들며’, 악한 수령이 오면 만물이 다 상을 찡그려 인심은 사나워지고 일마다 꼬인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왕은 물론 고을의 수령을 비롯한 사회의 지도층 인사는 사람뿐 아니라 만물이 다 소망하는 인물, 즉 물망(物望)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을 바로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만물이 소망하는 인물, 즉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 해당 자리에 앉아야 한다. 그런데 만물이 소망하기는커녕 사람도 전혀 소망하지 않는 인물이 요직에 앉는 경우가 있다.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잘못된 한두 사람이 나라를 얼마나 큰 혼란에 빠뜨리는지를 우리는 작년에도 뼈아프게 경험했다. 국민들이 눈을 밝게 뜨고 정말 물망에 올라야 할 사람을 물망에 오르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