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지난해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한 정황과 관련된 새로운 증거를 제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6일(현지시간) 자체 내부 조사 결과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이 10만 달러(약 1억1300만원)를 내고 분열을 조장하는(divisive) 광고를 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페이스북 측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페이스북이 정치적으로 악용됐다는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를 하다가 이러한 사실을 발견했다. 페이스북은 대선 때 가짜 뉴스 확산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페이스북의 알렉스 스타모스 최고보안책임자(CSO)가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을 포함해 올해 5월까지 2년간 러시아와 연계가 의심되는 단체가 10만 달러 이상을 투입해 사회적 이슈와 관련한 분열을 조장하는 광고 3000건 이상을 집행했다. 해당 광고는 특정 대선 후보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인종이나 성소수자 권리, 총기규제, 이민 등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내용이었으며 이들 광고는 470개의 가짜 계정과 연결돼 있었다. NYT는 이 광고에 언급된 사회·정치적 이슈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극우성향의 자신의 지지자층 결집을 위해 비판했던 것들이라고 전했다. 또한 추가적으로 총 5만 달러의 비용이 든 2200건의 광고의 경우 러시아와의 연계 가능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잠재적으로 미국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었다고 페이스북 측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 관계자는 해당 가짜 계정이 ‘인터넷 리서치 에어전시’로 불리는 러시아 업체에서 만든 계정으로 이 업체는 소셜미디어나 뉴스웹사이트에 악성 댓글을 다는 계정을 사용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귀띔했다. 스타모스는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미국 연방 기관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이번에 파악한 관련 정보를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만 페이스북은 해당 광고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해당 광고를 봤는지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광고와 미국 대선 캠프의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페이스북은 밝혔다. 페이스북은 앞서 지난 4월 일부 단체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페이스북 플랫폼을 사용했다는 증거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트럼프는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으며 트럼프 대선 캠프가 여기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의혹을 “사기”라면서 관련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