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가 오는 10월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와 관련한 많은 결정들이 아마 10월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달 26일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문제 등에 대한 내년도 정책조정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이날 ECB는 제로(0)%인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올해 12월 말까지인 매월 600억 유로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이 부진하다는 것은 상당한 금융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또 필요할 경우 자산매입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저금리 정책 기조가 연장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채권 매입이 종료되기 전 인상 여부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이례적으로 유로 강세에 대해 언급하며 유로화 환율 변동성을 차기 금리정책 결정의 변수로 꼽았다. 그는 “최근 환율에서 나타난 변동성은 불확실성의 원천이며, 이것이 장기적인 물가 안정성 전망에 미칠 여파를 계속 관측할 필요가 있다”면서 “환율은 정책적 목표는 아니지만,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로·달러 환율은 드라기 총재 기자회견 직후 심리선인 1.2달러를 돌파해 9거래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는 올 들어 14% 넘게 올랐다. 유로화 강세는 유로존 경제 성장세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주고 유럽의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반영해 ECB는 유로존 경제의 견고한 성장에도 이날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ECB는 올해 물가상승률로 지난 6월 전망치와 같은 1.5%를 제시했고,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3%에서 1.2%로 낮췄다.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종전 1.9%에서 2.2%로 상향조정했고, 내년은 1.8%로 종전 전망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