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7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변호사와의 회동과 관련해 거짓 해명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CNN은 8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주니어의 증언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5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법사위 증언에서 지난해 6월 러시아 측 인사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게 했는지, 회동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야기했는지 등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를 부인했다고 CNN은 전했다.
법사위 증언 후 트럼프 주니어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오늘 상원 법사위원회를 만났다”며 “그들의 전문성과 정중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미국 대선이 치러지던 지난해 6월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줄 만한 정보를 받기로 하고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7월 성명을 통해 이를 해명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일시 중지된 러시아 어린이 입양 프로그램을 주로 논의했다”면서 “대선 이슈도 아니었고 그 후에는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7월 초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에 따라 이 성명이 작성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해명을 위해 스스로 공개한, 러시아 측 인사와 주고받은 이메일도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을 키웠다. 그가 받은 이메일에는 “(러시아가 제공하는) 클린턴 후보의 약점은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것을 보여주는 한 부분”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미 정치계에서는 이를 밝히기 위한 공개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상원 법사위원장인 척 그래슬리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주니어의 공청회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다이엔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트럼프 주니어의 공개 청문회가 열리고 필요한 경우 소환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