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러시아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10%포인트 인하되면 한국의 대(對)러시아 수출은 약 33.3%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북방에서 찾는 기회, 유라시아 경제권’ 보고서에서 이번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FTA 논의가 보다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지역은 한국의 FTA 비체결 지역 중 가장 큰 시장으로, EAEU FTA 체결 시 대규모 경제 블록과의 FTA를 완성한다는 의의가 있다. 한국이 EAEU와 FTA를 체결할 경우, 한국의 FTA 체결 국가 시장 규모는 75.2%에서 77.2%로 확대될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추정했다.
현재 한국과 러시아는 1990년 9월 수교 이후 2008년 양국 간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미래지향적 협력 기반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관세율이 떨어지면 관세 절감분만큼의 가격 경쟁력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완성차에 20∼25% 부과되는 관세율이 인하되면, 러시아 시장 내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해 시장점유율이 현재 21.8%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한·EAEU FTA로 러시아의 직접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440억 달러를 해외에 직접 투자했으나, 한국에 유입된 투자 규모는 이 중 0.04%에 불과하다. 만약 한·EAEU FTA로 한국이 러시아가 해외에 투자하는 규모의 약 1%를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그 규모는 연간 약 2억7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아울러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할 경우 중동 지역에 편중된 원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우리나라의 중동 국가에 대한 원유 수입 의존도는 약 83.7%에 달하며 러시아로부터는 약 4.4%를 수입하고 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EAEU FTA의 조속한 가시화를 통해 수출 시장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을 통해 원유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자원 개발과 인프라 사업 진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