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11일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 공영방송 개혁 내부 문건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데 대해 "국회가 합의해주면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정권이 나서 공영방송을 장악할 음모를 꾸몄다면 이거야말로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김 의원이 최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공영방송 관련 내부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언급, ‘당정청이 모여 언론장악을 모의하려는 것 아니냐’고 질타한 데 대해선 "민주당의 실무자가 작성한 문건으로 알고 있다"며 "당의 실무자가 정권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언론은 장악돼서도 장악해서도 안된다"며 "그런 것을 시도한 과거가 있다면 청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개헌 문제와 관련,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내려놓는 개헌안을 청와대와 정부가 준비하느냐'는 질문에 "정부는 개헌안을 준비하지 않는다"며 "국회 개헌특위가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잘 준비가 돼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개헌은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기때문에 총리가 관여하는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당 황주홍 의원이 '한국은 삼권분립 국가가 아닌 제왕적 대통령 1인제 국가'라고 따져묻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예로 들면서 "조금 전에 삼권분립을 체험하지 않았나"며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이 지명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인준을 못 받은 것이 삼권분립이 살아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 의원이 '정세균 국회의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협치에 낙제점을 줬다'고 말하자, "저도 협치가 아쉽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0점이라는 게 혹독한 평가냐고 보느냐'고 다시 붇자 "표현은 어떻든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가 협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단히 겸손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