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한 고철 처리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쓰레기’라는 새 무기를 들고 나왔다.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로 인해 연간 50억 달러(약 5조6750억 원)에 이르는 미국 재활용업체들의 돈벌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세계무역기구(WTO)에 플라스틱과 폐지 등 미국이 일반적으로 내보내는 24종의 고체 폐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할 계획이며 새 조치는 9월부터 발효된다고 통지했다. 대처할 시간도 거의 주어지지 않은 중국의 전격적인 조치에 미국 재활용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미국 재활용산업협회(ISRI)는 대중국 폐기물 수출물량의 약 20%가 없어질 위기에 몰리게 됐다고 추정했다.
고철과 쓰레기는 미국에서 여섯 번째로 큰 대중국 수출 품목으로 미국의 수출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CNN머니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년 막대한 양의 소비재가 컨테이너 선박에 실려 미국으로 수출된다. 그러나 막대한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인 미국은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컨테이너 선박을 채울 품목이 별로 없다. 이에 해운업체들은 이들 선박 운임에 대해 막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재활용업체들은 이를 활용해 고철에서 폐지, 고무, 폐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쓰레기를 중국 측 재활용업체로 보냈다. ‘정크야드 플래닛’의 저자이자 블룸버그통신 칼럼리스트인 애덤 민터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고철을 보내는 비용이 철도를 통해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카고로 가는 것보다 싸다”고 할 정도다.
중국 국무원은 환경 보호와 자국 폐기물 재활용 증진 등을 위해 수입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터는 “많은 중국 재활용업체가 문을 닫아 더 많은 쓰레기가 소각되거나 매립될 것”이라며 “이는 오히려 중국 환경에 좋지 않은 조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