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제 3년] 탄소펀드…참여기업 늘며 이달 소진율 41% 목표

입력 2017-09-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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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석탄화력발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3월 출범한 ‘탄소펀드(Carbon Fund)’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탄소펀드는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펀드를 만든 뒤, 투자금을 온실가스 저감사업에 투자하는 기구를 말한다. 주요 수익원은 온실가스 저감사업 결과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권의 판매로 발생한다.

한국남동발전은 2016년 3월, 글로벌원자산운용과 업무협약을 통해 약 60억 원 규모의 탄소펀드를 조성했다.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진행하는 민간업체는 배출권을 확보하고, 자산운용사는 배출권 거래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12일 남동발전에 따르면 60억 원으로 시작한 탄소펀드의 규모는 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하며 총 14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남동발전이 투자한 금액은 130억 원이며 현재까지 소진율은 26%에 달한다. 이달 들어 참여 기업이 늘어나면서 소진율은 41%에 달할 것으로 남동발전 측은 전망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외부사업은 여러 검토가 필요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소기업 발굴을 통해 이달 추가 양해각서(MOU) 체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펀드에 참여할 경우 기업들은 배출권을 판매해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 또 남동발전 측이 배출권이 발행되는 외부감축사업의 투자비를 저금리로 융자해준다. 시중은행에서 현행 5% 수준의 금리로 받는 투자비 대출에 대해 남동발전은 3.3% 감면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컨설팅 무료 지원 등 다양한 혜택도 마련하고 있다.

남동발전 측은 “국내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부족한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를 위해 앞으로 탄소펀드를 잘 운용하고, 여러 좋은 사례를 만들려 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해외 감축사업도 인정되는 만큼, 다방면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저탄소 에너지 정책으로의 전환 방침도 향후 탄소펀드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에서 감축 의무가 부과되지 않았지만, 파리협정에서는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의 감축 계획을 내세웠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 로드맵’을 발표하고, 저탄소 에너지 정책을 골자로 한 제1차 기후변화 대응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2030년 감축량 총 3억1500만 톤 CO₂-eq(이산화탄소 상당량) 중 발전·산업 등의 8개 부문에서 2억1900만 톤을 감축한다. 나머지 9600만 톤은 국제 탄소시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의 핵심 요소인 정책 변화는 국내 시장 확대를 이끌어 낼 것으로 확실시된다”면서도 “글로벌 시장 변화로 수혜 폭이 제한적인 기업은 선별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남동발전의 최대주주가 한국전력이라는 점에서 공기업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전력은 국가소비 전력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국영 공기업의 역할 부재는 신기후체제 전환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해석이다. 곽지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기후체제를 앞두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확대 및 전통적인 발전원 축소 등의 변화를 지속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공기업의 역할이 핵심적”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지급과 화석연료 사용 축소, 관련 산업 지원정책 및 예산집행 등은 공기업의 주도로 민간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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