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재배치 논란의 불씨가 살아났다. 그간 정치적 이슈로만 거론됐던 핵무장 문제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여의도를 넘어 현실성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보수야당은 전술핵 문제를 활용해 정부·여당 견제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국회 보이콧의 대체재로 삼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BBS 라디오에서 전술핵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 “지금 핵을 머리 위에 이고 사는데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을 보호할 안전장치”라며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핵무장을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아직 얽매여 있는데 북한은 이미 핵무장에 진입했다”며 “우리나라만 이렇게 가는데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외투쟁 집회를 ‘문재인 정부 규탄집회’에서 ‘전술핵 재배치 국민 요구대회’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 또 온·오프라인상에선 ‘전술핵 배치 찬성 1000만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에 한국당은 15일 대구 장외집회부터 전술핵 재배치 주장 집회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서명운동은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바른정당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깨고 핵을 가진 마당에, 우리만 비핵화에 집착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며 “북한이 현실적으로 핵 공격수단을 갖추고 있으면, 우리도 막을 전술핵을 가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 주축 의원인 김무성 의원도 전날 대정부 질문에서 “북한 핵무장이 완료되면 북한은 한국을 제쳐 두고 협상장에 마주 앉을 것”이라며 정부의 태세 전환을 촉구했다. 또 유승민 의원도 앞서 핵무장을 주장한 만큼, 바른정당 역시 전술핵 배치 문제를 향후 당 운영의 동력으로 삼을 전망이다.
한편, 전술핵 문제와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전날 “전술핵 배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도 “전술핵 반입을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