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0주년] 10년간 아이폰 때문에 파괴된 것들

입력 2017-09-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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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등장으로 시계·카메라…사생활도 사라져

▲고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가 10년 전인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 월드 엑스포'에서 첫 '아이폰'을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가 10년 전인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 월드 엑스포'에서 첫 '아이폰'을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07년 1월 9일.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 월드 엑스포’에서 아이폰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그는 “오늘 여러분과 역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아이폰으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것들을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되돌아봤다.

‘시계’는 아이폰의 등장으로 사라진 대표적인 물건이다. 아이폰의 시계 앱은 1분 간격으로 알람 설정이 가능하다. 시끄러운 경고음부터 선호하는 노래까지 다양한 소리를 알람음으로 선택할 수 있다. 잠결에 한 번 끄면 다시 울리지 않는 알람시계는 아이폰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손목시계도 시간을 확인해주는 본래 기능을 잃었다. 지구 반대편 나라의 시간까지 정확히 알려주는 아이폰 때문이다. 대신 패션 소품으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추억을 저장하는 방법도 변했다. 여행지 풍경을 담은 ‘엽서’와 ‘사진앨범’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즉시 메시지로 전송할 수 있어서다. 또한 한 손에 들어오는 아이폰에 수만 장이 넘는 사진을 넣어두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다. 자연히 사진을 찍는 ‘카메라’가 사라졌다. 이제는 필름 카메라는 물론이고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사람도 보기 드물다.

인간관계도 달라졌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또는 버스를 기다리며 옆사람과 나누던 ‘대화 소리’가 끊겼다. 지하철 안에서도 열에 아홉은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 화면만 바라본다. 지인들의 연락처를 기록해두던 ‘주소록’도 사라졌다. 가족의 전화번호조차 외우지 못한다.

아이폰의 편리함은 휴식시간을 앗아갔다. 일과 쉼의 균형, 일명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무너졌다. 퇴근 이후나 휴일에도 업무와 관련된 메시지를 피할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업무 후에 SNS나 메신저로 지시를 내리지 못하게 하는 법이 제정됐으며 국내에서도 ‘퇴근 후 업무카톡 금지법’이 논의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셀카’를 찍는 바람에 ‘부끄러움’도 사라졌다. SNS에 올릴 ‘인증샷’을 찍느라 목숨을 잃거나 문화재를 파괴하는 일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BBC에 따르면 위험한 장소에서 셀카나 인증샷을 찍다 사망한 사람은 2014~2015년 2년 동안 127명에 달했다. 지난 3월에는 영국 런던 테러 현장에서 셀카를 찍은 한 남성의 행동에 많은 사람이 분노했다.

아이폰만 있으면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 ‘지도’·‘나침반’ 앱 덕분이다. ‘수평계’나 ‘컴퍼스’ 등 도구들도 아이폰이 대체했다.

익명성도 아이폰 탓에 사라진 것 중 하나로 꼽혔다. 아이폰에는 사생활을 담은 사진은 물론이고 지문까지 저장되어 있다. 해킹으로 개인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크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제니퍼 로렌스 등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은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해킹당해 사적인 사진이 퍼지면서 곤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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