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돈이야기] 심해지는 국가 간 富의 불평등… 글로벌 상위 1% 부자, 북미유럽에 몰려

입력 2017-09-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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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세계적인 부자는 누구인가? 날이 갈수록 국가들 사이에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2015년 다보스포럼의 최대 화두는 ‘부의 불평등’이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세계경제포럼(WEF) 사무국은 보고서를 통해 상위 1%가 나머지 99%보다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부유층과 빈곤층 간 격차가 빠른 속도로 커져 상위 1%가 전 세계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44%에서 2014년 48%로, 2016년에는 5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위 1%의 부자들은 북미지역과 유럽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딧 스위스은행에 따르면 가계자산이 79만8000달러(약 9억86만 원) 이상인 자산가가 상위 1%에 해당한다. 이들의 수는 4700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미국이 1800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상위 10개국 가운데 2위 일본(400만 명)과 9위 중국(160만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럽 국가였다. 3위인 프랑스는 350만 명이었고 영국은 4위로 290만 명이었다. 5위인 독일은 280만 명이었다. 이밖에 이탈리아가 230만 명, 호주가 180만 명, 캐나다가 160만 명으로 각각 6~8위를 기록했다. 스위스는 80만 명으로 10위에 올랐다. 스위스는 전체 인구 800만 명 가운데 80만 명이 글로벌 자산가 1%에 들었다.

글로벌 자산컨설팅업체 웰스엑스(Wealth-X)가 2015년에 발표한(2015) ‘세계 25대 자수성가 부호’에서도 세계의 성공한 부자들은 북미지역에 가장 많았다. 25명 중 60%인 15명이 미국과 멕시코 출신이다. 특히 이 중 14명이 미국인으로 세계 최고 자수성가형 억만장자가 미국에 집중돼 있다.

1위는 빌 게이츠(Bill Gates)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 자산 857억 달러였다. 2위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701억 달러)이었다. 비 미국계 북미대륙 출신으로는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 텔맥스 텔레콤 회장이 354억 달러로 7위에 올랐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353억 달러로 8위, 블룸버그 통신사의 마이클 블룸버그가 337억 달러로 10위를 차지했다. 유명한 헤지펀드 투자가 조지 소로스와 칼 아이칸도 각각 248억 달러와 228억 달러로 18위와 20위에 올라 있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사를 창시한 스티브 발머도 224억 달러로 2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권 부호는 5명이었다. 14위에 오른 알왈리드 빈 탈랄(Alwaleed Bin Talal) 사우디아라비아 왕자(283억 달러)를 제외하면 4명이 중국과 홍콩 등 동아시아 출신이다. 전체 순위 9위에 오른 중국 최대의 부동산그룹인 완다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352억 달러)이 아시아 출신으로는 가장 성공한 자수성가 부호였다. 그 뒤로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의 창시자인 마윈(馬雲, Jack Ma)이 267억 달러로 16위를 차지했다.

유럽권의 자수성가 부호들은 대부분 제조업으로 성공한 경우였다. 의류 브랜드 자라(Zara) 등을 보유한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Amancio Ortega) 인디텍스그룹 회장이 650억 달러로 3위를 차지했고, 스웨덴의 잉그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이케아 창립자가 5위(481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자수성가형이었다. 미국의 경제정보 미디어 블룸버그가 2015년 발표한 ‘세계 400대 부자들’ 명단에 따르면 전체의 65%인 259명이 자수성가형이었다. 상속형은 141명으로 35%에 그쳤다. 세계 10대 부호들은 모두 자수성가형이었다. 주요 나라별로는 미국이 125명 중 89명, 중국(홍콩 제외)은 29명 중 28명, 일본은 5명 모두가 자수성가형이었다. 반면 한국인 5명은 모두 상속형이었다.

명심해야 할 것은 돈이 많은 사람이나 나라가 곧 가장 행복한 사람이나 나라가 아니라는 점이다.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부탄의 국민소득은 2000달러를 조금 넘지만 국민 행복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부탄 정부는 국민들이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개발을 제한하고 숲의 면적을 늘려나가고 있다. 부탄에서는 첫눈이 내리는 날을 공휴일로 지정한다고 한다. 삶의 가치는 돈보다는 어떠한 신념과 사고를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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