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향수 트렌드…“남들 같은 향 싫어” 겹쳐 뿌리는 센스

입력 2017-09-13 10:56 수정 2017-09-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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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높은 ‘니치 향수’ 선호…손목에 중성적인 나무·가죽향, 목덜미에 상큼한 과일향 조합

▲왼쪽부터 바이레도 벨벳 헤이즈, 톰포드 베르 드 플뢰르, 크리드 어벤투스, 조말론 잉글리쉬 오크 앤 레드커런트
▲왼쪽부터 바이레도 벨벳 헤이즈, 톰포드 베르 드 플뢰르, 크리드 어벤투스, 조말론 잉글리쉬 오크 앤 레드커런트

가을이 성큼 다가온데다 경기 불황 속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향수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향으로 살펴보면 남녀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젠더리스 향수, 소수 마니아들의 취향을 겨냥한 희소성 있는 니치 향수가 트렌드다.

13일 현대백화점이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향수 카테고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3.1%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의 향수 신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2015년 20.1%, 2016년 19.1%, 올들어 8월까지 21.3%로 최근 몇년간 꾸준히 연평균 두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헬스앤뷰티스토어인 올리브영에서도 같은 기간 향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 오픈마켓 G마켓의 경우 향수 세트가 약 17% 증가했다.

특히 니치 향수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지자 국내 공식 수입사들은 온라인쇼핑몰로 판매채널을 확대하는가 하면 글로벌 향수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 신제품을 먼저 선보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존 바바토스는 배우 다니엘 헤니를 한국 시장을 대표하는 전속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할리우드 올슨 쌍둥이 자매의 향수 브랜드 엘리자베스&제임스는 ‘너바나’ 라인을 한국에 아시아 처음으로 론칭한다.

딥디크와 샤넬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고체 향수, 롤온 타입의 스틱형 향수 등 제형에 변화를 준 제품을 출시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향수는 휴대하기에 매우 간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이처럼 한국이 글로벌 향수 업계에서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이 코스메틱과 뷰티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대건 현대백화점 향수 바이어는 “자신만의 향으로 개성을 표현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니치 향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향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하반기에 다양한 향 브랜드를 선보인다”고 전했다.

▲딥티크 베티베리오 오드퍼퓸
▲딥티크 베티베리오 오드퍼퓸

최근 국내 소비자가 즐겨찾는 향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그루밍족, 걸 크러시’ 등 패션ㆍ뷰티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향수도 이런 흐름을 따르고 있다.

과거에는 여성 고객들이 일반적인 과일, 꽃향을 선호한 반면 최근에는 나무, 가죽향, 머스크향 같은 중성적인 향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여기에 달콤한 코코넛이나 상큼한 자몽, 여성스러운 장미 등이 조합된 것이 특징이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여성스러움과 나만의 개성을 강조한 향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현실 G마켓 패션뷰티실장은 “나만의 독특한 향을 찾아 여러 향수를 겹쳐 뿌린거나 성별에 국한되지 않은 향수를 사용해 고정관념을 탈피한 향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나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담당 대리는 “올 가을 트렌드인 우디나 머스크 향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상큼한 프루티 향을 목에 사용한 뒤 조금 더 묵직한 우디향을 맥박이 뛰는 손목에 뿌리는 등 부위별로 향을 레이어링해 사용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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