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Eye] “비트코인은 사기다!”...다이먼 CEO의 진의는?

입력 2017-09-13 17:25 수정 2017-09-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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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AP뉴시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AP뉴시스

“비트코인은 사기다.”

미국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에 가상화폐 시장이 출렁였다. 이와 동시에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 시장은 의구심을 쏟아내고 있다.

다이먼은 12일(현지시간) 영국 금융사 바클레이스가 뉴욕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튤립 버블을 떠올리게 한다”며 “가상화폐 열풍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 심하다”고 말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버블은 알뿌리 한 개 가격이 서민 평균 연봉의 몇년치까지 뛴 후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음은 물론이다. 다이먼은 “거품이 터지기 전에 2만 달러 정도까지 오를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폭락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다이먼의 발언 영향으로 이날 달러 당 1비트코인 가격은 4200달러선에서 한때 4060달러 선까지 약 4% 곤두박질쳤다.

가상통화에 대한 다이먼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그는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2013년 12월 중국이 은행을 통한 비트코인 규제를 발표하고나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다음 달인 2014년 1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비트코인은 가치의 보존 수단으로서 최악”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는 다소 석연치않은 부분이 있다. 그가 이끄는 JP모건도 가상통화의 원천 기술인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고 자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골드만삭스 등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미국 디지털에셋에 총 6000만 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경고에 대해,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금융업을 위협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4년 10월 국제금융협회(IIF)의 연례 회의에서 “규제 당국과 정부가 장기간 비트코인을 띄울 거라고 생각합니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우리의 점심을 먹으려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비트코인이 해외 송금이나 결제 등 은행이 수수료를 취해 온 기존 사업 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위기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이먼이 비트코인에 관한 모든 것에 부정적인 건 아니다. JP모건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물론, 다이먼도 다른 가상통화인 이더리움에 관심을 표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올해 2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이더리움 기술을 응용하는 기업 컨소시엄인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 출범에 동참했다. EEA는 블록체인을 기업 거래에 응용할 때의 과제를 연구, 표준 사양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이먼이 블록체인을 유용하다고 보면서도 “비트코인이 사기”라고 할 정도로 비판하는 진의는 확실치 않다. SNS에서는 “보통사람 이상의 비트코인을 이미 갖고 있을 것” “비트코인 가격을 떨어트려 자기가 사려는 건 아닌가”라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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