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은 14일 약 4시간의 격론 끝에 차기 지도부를 12월 전까지 전당대회를 열어 선출하기로 했다. 유승민 의원 측이 제시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은 당내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산됐다. 바른정당으로선 일단 자강파와 통합파 간 갈등의 ‘급한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해결이 아닌 유예를 택한 만큼, 당내 갈등은 언제든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자정께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11월 30일 이전에 전당대회를 개최해서 새 지도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지도부를 한 달 안에 구성해야 하지만, 정기국회와 추석, 국정감사 등 (일정을) 소홀히 할 수 없어 (조기 전대 개최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 전까지는 주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게 된다.
당의 결정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지금은 위기상황이라 빨리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면 당헌·당규대로 가야 한다”며 “리더십 없는 상태가 오히려 지방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한 김무성 의원은 “이 당을 만들면서 아무런 욕심도 없다. 다음 선거에 90% 이상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나를 믿고 따라온 지방의원들을 챙겨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지방선거를 고민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