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시멘트 인수에 대형 시멘트사가 빠진 가운데 예비입찰에 참여한 아주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레미콘 회사인 아주산업은 한라시멘트 인수를 통해 시멘트-레미콘 수직 계열화를 만드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2일 마감된 한라시멘트 예비입찰에 동종 업계가 아닌 기업으로는 아주산업 컨소시엄만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시멘트 회사인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LK투자파트너스가 참여했다. LK투자파트너스는 현대시멘트 인수 때 한일시멘트와 손을 잡았다. 이 운용사는 이번에도 전략적투자자(SI)와 함께 한라시멘트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중 아주산업이 주목되는 것은 충분한 현금 유동성과 함께 시멘트 사업에 대한 의지 때문이다.
단기 투자자산을 합한 아주산업의 올해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은 1225억 원이다. 이는 전년 말의 923억 원에 비해 32.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아주산업은 올해 7월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2867억 원이다. 해당 현금이 한라시멘트 인수에 쓰일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아주산업의 인수자금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주산업이 아주IB투자를 제외한 금융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주력 사업인 레미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그 다음 수순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주그룹의 모기업인 아주산업은 국내 3대 레미콘 업체 중 하나다. 경쟁사인 삼표는 삼표시멘트(옛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며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뒤 이 회사와의 실적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아주산업 역시 시멘트 회사 인수를 통한 본원 사업 경쟁력 강화에 관심이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라시멘트의 예상 매매가격은 당초 매각자 측이 기대했던 수준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12일 한라시멘트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들은 구속력이 없는 희망 가격을 적어냈다. 이들 중 한라시멘트 지분 100% 희망 인수 가격으로 8000억 원 이상을 써낸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자 측에서 얘기하는 1조 원대 가격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