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과세당국 수장인 한승희 국세청장(사진)은 국세청의 대표적인 ‘세무 조사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 국세청장은 1989년 행정고시(33회)에 합격, 1991년 국세청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관으로 3년간 파견 나간 것을 제외하면 국세청 근무 26년 중 무려 23년을 조사 관련 부서에만 있었다. 특히, 국세청(본청) 조사국장 재임 시절에는 역외탈세와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적 탈세, 그리고 사채업자 등에 대한 세무조사 역량을 집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한 청장이 서울국세청 조사 4국장으로 재직(2013년 4월~2014년 8월)할 당시, 주식변동조사 추징세액은 2013년 7840억 원, 2014년 204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13년 추징세액은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주로 국내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주식변동 조사에 착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벌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얼마나 강도 높게 진행됐는지 엿볼 수 있다.
이 때문일까.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올해 세무조사 건수를 1만7000건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청장의 조사 이력을 보면 역외탈세와 비자금 조성, 주식변동조사에 대한 강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청장도 역외탈세와 대기업 탈세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한 청장은 지난달 17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대다수 성실한 납세자에게 상실감을 주는 대기업·대재산가의 탈세, 역외탈세 등은 더욱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며 “고의 탈세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고, 세정의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언급했다.
한 청장은 탈세를 일삼는 기업과 개인에게는 두려운 존재인 반면 조직 내에서는 ‘현장 중시형·실무형’ 관리자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철저한 자기관리와 절제된 사생활로 조금의 부조리도 용납하지 않는 청렴한 공직관은 물론 국세청 내에서는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즐기는 관리자로 통한다.
이밖에도 한 청장은 디지털 포렌식, 문서감정,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첨단·과학적인 조사행정의 토대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국세청장으로 재직할 때에는 납세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국세청이 서비스 기관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경기 화성(56) △고려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졸 △국세청 조사국 조사1과 서기관 △예산세무서장 △주(駐) OECD 주재관 △국세청 국제조사과장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