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중국 쇼크…“이달 말까지 거래소 폐쇄” 명령에 요동

입력 2017-09-15 09:26 수정 2017-09-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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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 10% 이상 폭락

중국 금융당국이 소문만 무성했던 ‘비트코인 거래소 폐쇄’를 공식화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치고 있다.

15일 오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격은 한때 15%, 17% 폭락했다가 반등하는가 싶더니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다른 가상화폐들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 중국의 3대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한 곳인 BTC차이나는 중국 상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이달 말까지 거래소를 폐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BTC차이나는 당국의 결정에 14일부터 신규 계좌 개설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30일부터는 모든 비트코인 거래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주말 시장에 루머로 나돌았던 비트코인 거래소 폐쇄 소식이 사실로 굳어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 위안화는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98%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번 달 비트코인의 위안화 거래 비중은 15% 이하로 떨어졌다. 오는 10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상화폐 투자 광풍에 철퇴를 가한 탓이다. 중국 당국은 금융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놓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BTC차이나 거래소 폐지도 그 일환이다.

무엇보다, 가상통화가 중국에서 해외로의 자금 유출 주범이 된 것이 중국 당국이 칼을 빼 든 원인이다. 중국 내 거래소에서 위안화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면 이를 달러 등 외화로 환전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자금 유출이 계속되면 위안화 가치 하락은 필연적이다. 위안화 약세로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했던 중국 대기업들도 규제에 줄줄이 백기를 들 정도로 중국이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해온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은 이번 거래소 폐지를 포함해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수위를 갈수록 높일 전망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신규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한 자금 조달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비트코인은 중국발 뉴스에 휘청거리며 급락했다.

세계 금융업계 큰손들은 이처럼 요동이 심한 가상화폐 시장에 연달아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2일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 비트코인 버블이 더 심하다”고 강조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지난 6일 “비트코인 가격은 절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다른 버블 자산과 비슷한 스토리대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CEO도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50%가량 고평가됐다”며 거품 붕괴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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