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 문성근 "블랙리스트 압박으로 집도 팔았다…OCN 드라마도 촬영 후 통편집"

입력 2017-09-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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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성근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면서 집도 팔고 자신이 참여한 드라마는 촬영 후 통편집된 사연을 털어놨다.

문성근은 15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이 있었던 데 이어 최근 이명박 정부에서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데 대해 "일베 정권이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MB 정권의 성격이 일베였다면 그들이 그런 공작으로 정권을 재창출 한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앞서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최근 이명박 정부 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수시로 여론을 주도하는 문화·예술계 내 특정 인물·단체의 퇴출과 반대 등 압박활동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며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물들을 공개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은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등 문화계 6명 △문성근, 명계남, 김민선 등 배우 8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감독 52명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등 방송인 8명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등 가수 8명이다.

문성근은 "8년 전부터 방송 출연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괴롭지는 않았다"라며 "집을 팔아서 먹고 사는 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저는 괜찮은데 저 떄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 게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때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을 좀 했었는데 제가 출연을 했으니 출연료를 줬을 것 아니냐. 제 통장에 돈을 보낸 사람, 회사는 모두 다 세무조사를 하더라"라며 그러니까 그들에게 정말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문성근은 드라마를 촬영한 후 자신의 출연분이 통편집된 사실도 토로했다. 그는 "OCN에서 '처용'이라는 드라마 10부작을 만들었는데 4부까지 찍다가 그 다음부터 내 출연분이 없더라. 나중에 보니까 연출이 임찬익 PD였는데 4부까지 찍고 1부를 편집해서 제출했더니 저를 통편집하라고 그랬다더라"면서 "인물을 빼라고 하는데 인물을 빼면 스토리가 완결이 될 수 없는 거였다. 결국 4부까지 찍은 걸 몽땅 다 빼버렸더라. 연출이 '나는 그렇게 못한다'라고 버텼더니 걔도 잘렸다"라고 설명했다.

문성근은 이어 "(임찬익 PD는) 기가 막힌 게 신인이고 연출은 연출하는 동안에만 수입이 발생하는데 수입도 없는 자가 그걸(문성근을 통편집하라는 걸) 덜푸덕 거절하고 잘리더라"면서 "그 친구는 저에 대한 의리를 지킨건데, 참 묘한 게 그 이후에 보면 CJ가 그걸 통편집한 다음부터 지금까지 저한테 단 한 번도 양해의 말을 한 적이 없다"라며 서운함도 드러냈다.

아울러 문성근은 "그 일이 벌어졌을 때 문제 삼으려면 문제 삼을 수 있었겠지만 CJ가 회장도 구속돼 있고 몸도 아프다고 하고 그래서 '사정이 그렇겠지 뭐' 저도 맨날 당하던 일이니깐 그냥 양해하고 문제 삼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문성근은 이창동 감독의 사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영화진흥위원회는 해외 유명영화제에서 수상한 사람들에게 조금 더 지원을 하는 게 있다. 그때 임권택 감독과 이창동 감독이 냈는데 두 명을 뽑기로 해서 둘 다 되는 줄 알았더니 심사를 다시 했다는 것 같더라"면서 "결국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영화 시나리오에 빵점을 줬다. 그런데 그 작품이 깐느에서 시나리오상을 받아서 난리가 났다. 어떻게 깐느가 상 준 거를 빵점을 줬냐는 것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때는 마음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블랙리스트인지 몰랐다. 당시 영진위가 이 사건으로 뒤집혔었고 당시 영진위 위원장은 그 직후에 돈 받아먹고 감방에 갔다"라고 전했다.

한편, 문성근은 배우 김여진과 함께 국정원이 제작, 유포한 나체 합성사진으로 곤혹을 치른 것과 관련해 "당시 출처를 찾을 수가 없어서 고발을 할 수가 없었다. 한 10여 명을 고발한 적이 있었는데 트위터 같은 경우에는 미국 본사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그러고 해서 확실한 사람들, 그러니까 시위에 나와서 발언하는 사람들만 고발한 적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문제가 된 나체 합성사진은 2011년 논란이 된 사진으로, 당시 일반 네티즌이 제작하고 유포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최근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직 당시 운영한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2011년 11월 한 보수 성향 카페에 해당 사진을 게시했다"고 발표했다.

문성근은 "(국정원이 한) 이 사실이 믿어지느냐?"라며 "이건 일베 중에서도 쓰레기들만 하는 짓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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