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감사원은 감사위원회의에서 금감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의결했다. 감사 결과를 20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금감원에 ‘인사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흥식 신임 금감원장 선임 직전까지 가장 유력한 금감원장 후보로 꼽혔던 인물이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감사원 눈치 보기가 어느 때보다 심한 상황이다. 금융위가 금감원과의 유연한 관계를 위해 감사원 출신 김 전 사무총장의 낙마를 부추겼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회자된 탓이다.
특히 김 전 부원장이 채용비리로 지난 13일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해임이 아닌 자진 퇴사를 한 데 대해 감사원이 추가적인 징계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 전 부원장은 실형 선고 직후 사표를 제출했고 임원의 임명권을 쥔 금융위는 이를 바로 수리했다. 현행법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는 한 해임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임원은 인사윤리위원회 회부 대상이 아니어서 징계할 수가 없다”며 “감독원으로선 사표를 제청하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금감원이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면서 비리에 연루돼 퇴직한 임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감액 규정도 없는 상태다. 김 부원장은 퇴직금 전액을 수령할 수 있다.
다만 김 전 부원장은 물론 비리에 가담한 이상구 전 부원장보에 대해서도 10개월 실형이 선고된 만큼 감사원의 금감원 쇄신 조치 강도는 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현직에 있는 당시 총무국 인사팀장 등 추가 관련자에 대한 징계와 채용절차에 대한 개선 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지난 3월부터 한 달간 진행한 현장 감사에서 적발된 부당 주식거래자와 음주운전자들에 대해 중징계가 예상된다. 현재 금감원 임직원은 국실장급 이상은 주식거래가 전면 금지이며 그 이하 직원은 ‘거래 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감사에서 국·실장급 중진의 차명 주식거래 등 17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된 직원도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음주운전에 대해 최대 면직까지 징계를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