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롯데마트, 화롄그룹에 매각 불발… 헐값 매각 우려 확산

입력 2017-09-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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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 롄윈강에서 3월 7일 한 주민이 문 닫힌 롯데마트를 바라보고 있다. 정문에 소방안전 조치 개선이 필요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 장쑤성 롄윈강에서 3월 7일 한 주민이 문 닫힌 롯데마트를 바라보고 있다. 정문에 소방안전 조치 개선이 필요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롯데마트가 112개(슈퍼마켓 13개 포함)에 달하는 중국 매장을 애초 매입가보다도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 추산한 중국 롯데마트의 장부가는 약 8300억 원이지만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매수 의사를 타진한 기업들은 이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에 팔 것을 요구했다.

17일 롯데그룹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최대 유통기업인 화롄그룹에 중국 점포의 매각을 타진했지만, 화롄그룹 측이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위험) 등을 우려하며 인수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최근 중국 정부가 출자한 국영기업인 화롄그룹을 상대로 매수 의사를 타진했으나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화롄그룹과의 매각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뒤 이마트의 중국 내 5개 점포 매입을 추진 중인 태국의 유통기업 CP그룹 등과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매수를 타진한 기업들이 장부가보다 30% 이상 싼 가격에 팔 것을 요구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사정이 급한 쪽은 롯데이기 때문에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일 수밖에 없다"며 "매수를 타진한 기업들도 롯데의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가격을 후려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드 보복 영향으로 중국 롯데마트의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의 5분의 1에 불과해 제값을 받기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올해 3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재 112개에 달하는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중 87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됐다.

중국의 사드 보복 분위기에 편승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까지 더해지면서 그나마 영업 중인 나머지 점포의 매출도 90% 이상 급감해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의 압박으로 지금까지 롯데마트가 입은 피해는 약 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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