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월 조기 총선 승부수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탈당 검토가 잇따르는 야당인 민진당의 혼란과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따른 자신에 대한 지지율 회복 등으로 아베 총리가 조기에 중의원(하원)을 해산할 것이라는 견해가 정부와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 급속하게 강해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빠르면 이달 말 중의원을 해산하고 10월에 중의원 선거를 치르는 일정을 모색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립정부 파트너인 공명당도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베 측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측근들이 새로운 전국정당 출범을 추진하는 것에도 자극을 받고 있다고 정치 소식통들은 전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에 안보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등 여당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조기 총선으로 고이케 신당 등에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다.
아베 총리는 인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5일 총리관저에서 자민당의 나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약 45분간 회담했다. 지민당과 공명당 고위 당직자들은 전날 협의를 통해 연내 중의원 해산에 대한 인식을 같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명당의 모체인 창가학회가 17일 선거 대책 회의도 연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 중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전날 동행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내년 가을에 중의원 선거를 연다는 견해가 있었지만 거기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의원 의원 임기는 4년이지만 해산하면 모든 의원이 자격을 잃고 40일 이내에 총선이 실시돼야 한다. 공시일은 선거일로부터 최소 12일 전이다. 이를 감안하면 오는 28일 소집되는 임시국회 시작 부분에서 해산이 선언되며 10월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임시국회가 시작되면 총리 측은 야당으로부터 학교법인과 관련된 비리 추궁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지금이 해산 적기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 정세가 긴박한 가운데 중의원을 해산해 정치 공백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