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챔피언십 우승자 고진영, “부상으로 받은 BMWX16 차 기부할까?” 엄마의 물음에 그의 대답은~

입력 2017-09-1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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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18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고 있다.
▲고진영이 18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3억원)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하늘코스(파71·6512야드, 최종일 6403야드) ▲사진=BMW그룹코리아 JNA 정진직 포토

◇다음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연패한 고진영(22·하이트진로,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2타)의 일문일답

-대회 2연패다.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첫 대회이다. 타이틀 방어를 한 번도 못해봐서 부담감이 컸는데, 잘 이겨내고 우승해서 내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한 주였다. 사실 아직 믿기지 않는다.

-18번 홀 마지막 퍼트에서 갤러리들이 모두 놀라서 탄성을 질렀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15미터였다. 우측에서 좌측으로 가는 훅 브레이크였고, 약간 내리막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내리막은 아니라서 홀에 들어가지 않고 어중간한 파 퍼트가 남아 있었다. 1타차 선두인건 두 홀 전에 알고 있었다. 아주 조심스러운 파퍼트였다. 마지막 홀에서 리더보드를 못 본 채 정확한 상황은 모르고 있었다. 당장 이 순간에만 집중하자 생각했다. 정말...볼이 한바퀴 휘돌다가 들어가서 굉장히 기쁘고 정말 좋았다.

-우승에 결정적이었던 홀이 있었나.

14, 15, 16번 등 3개 홀이다. 이승현 선수와 2타 차가 났던 11번홀에서 3퍼트를 했다. (우승은) 어렵겠다 생각했는데 14번 홀에서 버디, 15번 홀에서도 버디를 했다. 16번 홀에서는 보기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파세이브해서 다행이었다.

-어제 친구(최이진)에게 받은 퍼팅 레슨의 비밀을 알려줄 수 있나.

3라운드를 앞두고 친구 최이진이 퍼팅 레슨을 해줬다. 어드레스 할 때 퍼터 헤드 스위트 스폿 중간에 공이 맞아야 하는데 공이 살짝 안쪽에 맞았던 것 같다. 그래서 1, 2 라운드 때는 스핀이 우측으로 많았는데 그 부분을 지적해줘서 고친 다음에 잘 맞게 됐다. 3, 4라운드에는 그것만 생각하고 플레이했다. 정말 고맙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때 할아버지가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떠신가.

고모와 고모부가 어제 갤러리로 와주셨다. 매번 못오셔도 대회 때 하루 이틀은 꼭 와주신다. 지난 인터뷰 후 할아버지 건강을 많이 물어보신다. 할아버지가 치매 기운이 있으셔서 나를 기억하지 못하셨다. 하지만 골프채널은 항상 틀어놓으신다. 할아버지집에 가면 ‘몸이 왜 이렇게 튼튼해요? 누구에요?’하시는데 당황스럽고 놀라지만,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친손녀는 나 하나라 ‘할아버지 손녀 왔어요’하면 바로 기억은 못하셔도 조금 지나면 기억을 해내신다. 나를 자세히는 기억 못하셔도 항상 골프채널 보고 계신 거 보면 내가 골프한다는 걸 아시는 것 같다.

-그동안 20억원이 넘는 상금을 받았는데.

상금은 부모님께서 관리해 주신다.

-하반기에 시즌 첫 우승한 이후 잘 풀리는 것 같다. 4주 연속 4라운드 대회 하면서 어땠나.

삼다수 대회 끝나고 4주 연속 4일 대회를 치렀다. 첫 대회는 하이원 대회였는데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 다음 한화 대회 때도 샷감이 너무 좋았고, 퍼팅감은 조금 떨어졌지만 우승 경쟁 하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5위이내에 들어서 만족했다. 지난주 이수 대회 때도 한화 대회만큼 샷감이 좋았다.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난 2주 동안 많이 했다. 샷감과 퍼팅감이 좋아서 조만간 우승할 거라는 생각도 해봤다.

▲우승자 고진영과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대표이사
▲우승자 고진영과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대표이사
-2년 연속 챔피언으로 차가 두 대가 된다.

지난해 받은 차는 내가 탄다. 엄마가 어제 ‘한 대는 기부할래?’ 하셨는데, 10초 정도 고민하다가 X6를 포기하긴 엄청 아깝다.(웃음) 집에 가서 가족들과 다시 한 번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포기하고 이 대회에 나왔다.

맞다. 대회 출전 고민은 1퍼센트도 안 했다. 이 대회는 내가 디펜딩 챔피언이고, 다시 한 번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결심했다.

-LPGA 진출은.

미국 진출을 하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는데, 이번에 4주 연속 4일 대회를 하고 너무 힘들어서 정말 미국에 간다면 많은 준비를 하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3위, 대상포인트 3위로 올라간다.

이번 주 대회는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는데, 디펜딩 챔피언으로써의 부담감이 컸다. 부담감을 이겨내고자 했고, 스스로 만족할 플레이를 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상금랭킹 등의) 타이틀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도 스윙과 멘탈 부분을 개선 중이고,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금랭킹이나 대상포인트에는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동기부여도 되지 않고 목표도 잃게 된다. 순수한 골프가 되지 않는 느낌이다.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기술이 있나.

스윙 완성도가 아직 높지 않다. 퍼팅도 오늘 마지막 홀을 보셨듯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난해 마지막 날에도 똑 같은 질문이 나왔다. 지난해에는 하얀색, 파란색 옷을 입고 나와서 대회 엠블럼 색과 맞췄다고 했다. 징크스 때문에 오늘도 하얀색 옷을 입었나.

다른 대회에는 그런 일이 없는데, 유독 이 대회에는 그런 징크스가 있는 것 같다. 하얀색 옷을 많이 입게 된다. 대회 로고에 검은색, 파란색도 있어서, 작년에는 하얀색과 파란색이 들어간 옷을 입었다. 올해도 그러면 촌스러울 것 같아서 화이트(티셔츠)와 블랙(하의)으로 믹스매치 했다.

-이 대회만의 분위기나 특징을 느낀 것이 있나.

이번 주 PGA투어에서도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차전 BMW 챔피언십 대회를 하고 있다. 이 대회는 규모가 워낙 크고 모든 선수들이 우승하고 싶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얘기하면…’간지나는 대회’인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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