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라운지] 막 내리는 스위스 비밀주의...스위스 은행들의 특단의 서비스는?

입력 2017-09-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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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가 1가족만 초청하는 특별 세미나ㆍ후계자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등 개최

재산이 최소 수백억 원대인 세계의 슈퍼리치들은 대부분이 창업주 가문 출신이다. 전통적으로 비밀주의를 무기로 ‘부자들의 금고’ 역할을 해온 스위스 은행들은 이들 창업주 가문과 오랜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비밀주의가 점차 쇠퇴하면서 스위스 은행들은 슈퍼리치들을 유치하기 위한 특단의 서비스가 불가피하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슈퍼리치들을 위한 스위스 은행들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최근 소개했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대형은행 UBS는 세계 50여개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부자들이 맡긴 재산을 운용하는 것이 은행의 핵심 사업인 만큼 UBS에는 이들을 전담하는 부서도 있다. UBS는 매년 스위스에서 약 3일간의 일정으로 ‘패밀리 전환 프로그램’이라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는 10~30명이 초대되며, 주제는 주로 가족의 가치와 사명이다. UBS는 해당 세미나를 통해 고객들이 사업을 원활하게 펼치기 위한 영감을 제공하는 한편 부자들 간의 인맥 형성을 지원한다.

UBS는 원활한 사업 승계에 관심이 지대한 슈퍼리치들을 위해 10년 전부터는 20~25세 연령대의 후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개최한다. 이들의 가장 큰 테마 중 하나는 ‘임팩트 투자’다. 사회 공헌적인 의미가 강한 분야에 투자를 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것이 임팩트 투자의 가장 큰 특징. 후계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좀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UBS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가족고객 자문 서비스 책임자는 “슈퍼리치 고객에게 재산만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명문가문으로서 사회 공헌에 대한 열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은행들은 후계자들을 위한 지역별 이벤트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아ㆍ태 지역에서 열린 소규모 세미나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서 깊은 메디치 가문의 후손을 특별 초청하기도 했다. 중국과 대만, 홍콩의 후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록펠러 가문의 자녀를 강사로 초빙한 적도 있다. 스위스의 한 프라이빗뱅크는 고객 일부의 관심이 일치했을 때 그 테마에 맞는 인물을 엄선해 식사 자리를 주선한다.

신문은 스위스 은행들이 이런 이벤트를 여는 배경으로 1990년대 후반 이후 ‘비밀주의’의 쇠퇴를 꼽았다. 고객의 비밀을 지킨다는 장점이 사라졌기 때문에 수백 년간 쌓아온 전통과 신용을 바탕으로 부자들만의 네트워크 구축을 돕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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