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휴일’ 맞는 中企업계 엇갈린 표정…“교대근무로 납기일 맞춰야”VS“일감 없어 내리 쉰다”

입력 2017-09-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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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VS 조선·해운 ‘흐림’

정부가 내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중소기업계도 장장 열흘에 걸친 ‘추석 황금연휴’를 맞았지만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국내 중소기업은 약 절반 정도가 대기업 협력사인 까닭에 납품 기일을 지키기 위해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연휴 기간에는 업황에 따라 가동률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업황이 좋은 반도체 부문의 제조업체들은 몰려드는 일감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조선업이나 해운업에서는 일하고 싶어도 일감이 없어 열흘을 내리 쉬는 기업이 많은 편이다. 가동률이 높은 일부 조선 협력사들은 새로운 일감을 찾아냈거나 모색 중인 곳이었다.

◇교대근무로 납기일 맞춰야…“할 일 많은데 연휴 너무 길어” = 금형이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은 추석이지만 갈길이 바쁜 대표적 업종들이다. 납기일을 맞추는 것이 특히 중요한 금형업종 중기들은 이번 연휴도 쉴 틈이 없다. 금형공업협동조합 임원 A씨는 “업체들은 추석 연휴에 가동하고 직원들은 돌아가면서 쉬게 될 것 같다”며 “다만 업황이나 가동률을 떠나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 때문에 연휴를 맞은 업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한 반도체 부품생산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사진=이투데이DB)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한 반도체 부품생산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사진=이투데이DB)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호황기를 맞은 대표적 업종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와 소모성 자재를 납품하는 한 중견기업 대표 J씨는 “이번 추석에도 회사는 계속 돌아갈 예정이다. 직원들을 절반으로 나눠 닷새씩 교대로 나와 근무할 계획”이라며 “추석 연휴지만 바쁜 시기에는 이런 식으로 운영해왔다”고 귀띔했다. 반도체 제조장비의 부품을 만드는 한 협력사의 대표 S씨는 “업황은 확실히 좋다. 올해만 해도 전년에 비해 매출이 200% 정도 오를 예정”이라면서 “연휴기간에 직원은 쉬지만 임원 전원은 회사에 나와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종 불황·중국 사드보복 여파 겹쳐…“일감 없어 내리 쉰다” = 조선업과 해운업 부문 협력사는 길어지는 수주 불황과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긴 연휴기간 대부분을 쉬는 경우가 많았다. 글로벌 발주량 증가로 조선 대기업들 사이에선 조금씩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많은 협력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온도차를 체감하고 있다. 경남 통영에 위치한 한 조선업 협력사 대표 C씨는 “평일에도 일감이 없는데 연휴에 무슨 일을 하겠나. 열흘 내리 놀 예정”이라면서 “조선업 쪽 사정이 여전히 안좋기 때문에 중소형 선박 선주들을 대상으로 환경 분야의 새 사업인 선미관 실링 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거제에 위치한 또 다른 조선업체의 대표 B씨는 “활황일 때는 추석 연휴에도 계속 돌아가지만 이번 추석에는 아마 쉬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우리 호사는 발 빠르게 조선업 외 플랜트 쪽 시장을 선점해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 현장 직원 60%는 추석 연휴 3일만 쉬고 근무한다”고 밝혔다

(사진=이투데이DB)
(사진=이투데이DB)

한 해운물류업체의 계장 H씨는 “보통 추석 물류를 미리 선적하기 때문에 이 시기엔 일감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사드 여파가 겹쳐 중국 수출 물량이 더욱 줄어든 것은 맞다”이라며 “우리 회사는 직원 대부분이 공휴일 열흘간 쉴 것 같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조선업이나 해운업은 수주가 조금씩 이뤄진다고는 하지만 일감이 단계별로 내려오기 때문에 협력사들 사정은 내년 말까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전공정 단계 협력사부터 사정이 나아지고 선박 도장 등 후공정 협력사들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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