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의 脫 중국, 손실만 보는 건 아니다?

입력 2017-09-20 08:01 수정 2017-09-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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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마트가 중국 시장 철수를 위해 매각 작업에 들어갔지만 매수 의사를 타진한 기업들과의 이견으로 장부가보다 낮은 헐값에 팔릴 것으로 점쳐지면서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파산이 아닌 매각 형태로 이뤄지는 만큼 일부 손실 보전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앞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정상화로 분할·합병 예정인 4개 계열사의 지분 교환 시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18일 롯데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위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롯데마트는 중국 최대 유통기업인 화롄그룹에 매각을 타진했지만 화롄은 정치적 리스크를 우려하며 난색을 보여 매각이 무산됐다.롯데그룹은 태국의 유통기업 CP그룹 등과도 추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매수를 타진한 기업들이 30% 이상 싼 가격에 팔라고 요구해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추산하는 중국 롯데마트의 장부가는 약 8300억 원이다. 매수 기업들의 요구대로라면 롯데쇼핑은 수천억 원대의 일회성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으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게 이익이기에 일각에서는 롯데마트 매각으로 주요 판로를 잃게 되는 롯데제과나 롯데칠성음료의 현지 사업장을 한데 묶어 매각하는 패키지 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롯데마트 매각이 롯데그룹에 손실만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는 지주회사 체제를 앞두고 롯데의 중국 사업 매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롯데쇼핑의 기업가치가 올라가 신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9일 임시주총서 롯데제과와 칠성음료, 푸드, 롯데쇼핑의 분할·합병 안건을 통과시키고 10월 롯데지주를 출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4개 계열사와의 지분교환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4개 계열사 분할·합병 후 롯데지주 재상장일에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약 10.5%로 추산된다. 롯데지주와 4개 사업회사 간 지분을 교환하면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25%대로 올라간다. 하지만 지분교환 이전에 롯데쇼핑 사업회사 주가가 20% 오르면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27%대로 2%포인트가량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롯데쇼핑의 정상화로 주가 상승폭이 커질수록 신 회장의 지분율 증가 효과 역시 함께 커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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