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매각 대상을 다시 웨스턴디지털(WD) 연합 쪽으로 선회했다고 20일(현지시간) 외신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WD가 향후 반도체 사업의 지배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도시바에 제안하면서 도시바메모리의 매각 대상이 WD로 기울었다. 도시바와 WD 간 협상의 주요 의제였던 의결권을 WD가 포기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WD 진영이 새로운 인수 안을 제시해 판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WD 진영은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할 시 그 출자 방식을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INCJ)가 기존보다 2000억 엔(약 2조261억8000만 원)을 더 출자해 총 5000억 엔을 부담케 하는 안을 내놓았다. WD 진영의 새로운 안은 한미일 연합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는 앞서 도시바가 한국의 SK하이닉스, 미국의 베인캐피털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던 보도를 무색하게 하는 소식이다. 도시바는 20일 이사회를 앞두고 한미일 연합과 본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과 매각 집중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게 결정적이었다. 다만, 당시 도시바는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최종 매각 대상이 변경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전은 그동안 합종연횡과 도시바 측의 협상 판도 뒤집기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13일 애플이 베인캐피털 진영에 합류해 도시바의 저울이 한미일 연합 쪽으로 기울었다고 풀이됐다. 애플은 3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시바는 20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지만 이날 최종적으로 매각 대상에 관해 결론을 낼지는 미지수다.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매각을 결정하려던 도시바는 계획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