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소득주도 성장론’이 야권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야당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단일 목표하의 재분배 중심의 성장정책은 허구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참모를 올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국회에서 20일 열린 국민의당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 주최 ‘소득주도 성장 성장전략인가, 분배정책인가?’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을 세금으로 메꿔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제대로 된 성장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고용 우선 성장정책에 과도하게 집착하다 보면 경제정책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투자 주도, 생산성 위주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도 “소득주도 성장론은 낡은 규제 혁파, 구조조정 등 한국 경제에 요구되는 성장정책을 외면하면서 마치 소득만 올리면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오류를 갖고 있다”면서 “성장과 복지가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의 하나로 소득주도 성장론이 등장했지만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계속 빈익빈 부익부가 강화된다면 이것이 타당한 것인가라는 데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소득주도성장론에 따른 기업정책으로는 일자리 창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의원은 개회사에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소득은 시장거래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라며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정면 반박했으며 발제에 나선 황인학 한국기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소득주도론의 한계를 지적하며 “임금과 가계소득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원인 변수가 아니라 경제적 성과의 결과로 보는 게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국당과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은 다음 달 국정감사에서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을 증인으로 요청했거나 요청할 예정이다. 핵심 경제참모인 이들을 불러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론의 실체를 파헤쳐 그 한계를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기재위는 2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 채택 문제를 의결한다.